[천지일보 정읍=김도은 기자] 삶은 귀리를 갈아 정읍한우와 돼지목살을 섞어 약 15가지 정도 신선한 재료에 비장의 떡갈비소스를 넣어 치대 구워 낸 귀리떡갈비. ⓒ천지일보 2021.2.28
[천지일보 정읍=김도은 기자] 삶은 귀리를 갈아 정읍한우와 돼지목살을 섞어 약 15가지 정도 신선한 재료에 비장의 떡갈비소스를 넣어 치대 구워 낸 귀리떡갈비. ⓒ천지일보 2021.2.28

정읍 귀리떡갈비와 쌍화차보쌈

대표음식으로 ‘단풍미락’ 탄생
귀리, 타임지 선정 10대 푸드
생삼겹살에 쌍화차 넣어 숙성
정읍 ‘쌍화차 거리’도 유명해

[천지일보 정읍=김도은 기자] “숯불갈비 향이 코끝으로 전해지는 귀리떡갈비는 다른 갈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담백함이 일품이고, 쌍화차보쌈은 몸까지 따뜻해져 건강해지는 맛입니다. 처음 맛보는데 ‘이런 음식도 있구나’라는 새로운 맛의 세계를 경험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정읍시를 찾은 관광객 김윤하(46, 여, 광주)씨가 귀리떡갈비와 쌍화차보쌈을 먹고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지역 농특산물 행복한 맛 담아

정읍은 호남의 금강산으로 알려진 내장산, 구절초 테마공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무성서원, 피향정 연꽃, 정읍천 벚꽃길 등 예로부터 자연·문화·역사가 살아 숨 쉬는 명소로 유명하다. 봄이면 파릇한 애기단풍, 여름이면 울창한 수목과 계곡, 가을 산을 뒤덮는 단풍으로 인해 사계절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고장이다. 풍부한 물산과 전라도 여인들의 손맛과 인심이 어우러져 음식문화도 함께 발달했다. 들르는 곳곳마다 ‘맛집’인 이유가 여기 있다.

정읍시는 지역을 대표하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물의 우수성, 역사성, 가치를 스토리텔링해 ‘아름다운 단풍의 고장·즐거운 맛의 도시, 정읍’이라는 컨셉으로 ‘단풍미락(味樂)’을 탄생시켰다. 단풍미락은 정읍을 대표하는 음식브랜드로 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에 행복한 맛의 즐거움까지 담은 건강한 브랜드다.

이를 위해 시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귀리와 비타민 함량이 많고 노화 예방에 좋은 한돈과 한우로 만들어진 떡갈비, 쌍화탕이 들어간 쌍화탕보쌈 레시피를 개발한 교수와 협약해 3~4개 업소에 전수했다.

특히 정읍에서 70%가 생산되는 귀리는 타임지에서 선정한 10대 슈퍼푸드로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수용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이다. 쌀보다 2배 많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지방질과 섬유소는 현미보다도 많아 섭취 시 소화가 쉽다. 최근 연구에서는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위 두 음식을 전수받아 음식점을 운영하는 ‘쌈촌’ 대표는 “정읍을 관광하는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를 공수하는 데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고 전했다. 귀리떡갈비는 삶은 귀리를 갈아 정읍한우와 돼지목살을 섞어 약 15가지 정도 신선한 재료에 비장의 떡갈비소스를 넣어 치대 정성껏 만든다.

[천지일보 정읍=김도은 기자] 생삼겹살을 쌍화차에 넣어 숙성한 뒤 쌍화차 만드는 재료와 생강, 월계수, 파뿌리, 양파, 표고 등 수육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넣어 삶아내고 썰어 그 위에 또 한 번 쌍화차를 소스로 얹힌 도라지구이와 묵은지, 쌍화차보쌈. ⓒ천지일보 2021.2.28
[천지일보 정읍=김도은 기자] 생삼겹살을 쌍화차에 넣어 숙성한 뒤 쌍화차 만드는 재료와 생강, 월계수, 파뿌리, 양파, 표고 등 수육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넣어 삶아내고 썰어 그 위에 또 한 번 쌍화차를 소스로 얹힌 도라지구이와 묵은지, 쌍화차보쌈. ⓒ천지일보 2021.2.28

◆정읍 쌍화차를 요리에 접목

쌍화차보쌈은 생삼겹살을 쌍화차에 넣어 숙성한 뒤 쌍화차 만드는 재료와 생강, 월계수, 파뿌리, 양파, 표고 등 수육에 들어가는 재료를 넣어 삶아내고 썰어 그 위에 또 한 번 쌍화차를 소스로 얹어 대접한다. 도라지구이와 묵은지 그리고 쌍화차의 그윽한 향이 베인 수육까지 더해져 그 합이 감탄을 자아낸다.

지금은 오랜 시간 좋은 재료와 맛으로 승부하며 사랑받아온 탓에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도 찾아올 만큼 유명해졌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포장이나 배달 주문도 늘었다.

특히 정읍은 깊은 맛과 건강식으로 쌍화차가 각광받아왔다. 이에 장명동 주민센터 인근 지역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조성된 ‘쌍화차의 거리’도 유명하다. 궁중탕약에서 영향을 받은 정읍 스타일의 쌍화탕은 숙지황, 백작약, 당귀, 천궁, 생강, 대추 등 총 20여 가지의 엄선된 특등품의 약재를 달여서 밤, 은행, 잣 등의 고명을 넣고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보약이다. 쌍화는 ‘서로 합치다’ 또는 ‘서로 짝이 되다’라는 뜻으로 부족한 기운을 보충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정신과 육체가 피곤하고 기와 혈이 상했을 때, 중병을 앓은 뒤 허로가 생겨 기가 부족해서 저절로 땀이 나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천지일보 정읍=김도은 기자] 2달여 전 ‘쌈촌’이 코로나19로 처음 시도한 포장판매. 도라지구이와 묵은지, 쌍화차보쌈(왼쪽), 귀리떡갈비(오른쪽) ⓒ천지일보 2021.2.28
[천지일보 정읍=김도은 기자] 2달여 전 ‘쌈촌’이 코로나19로 처음 시도한 포장판매. 도라지구이와 묵은지, 쌍화차보쌈(왼쪽), 귀리떡갈비(오른쪽) ⓒ천지일보 2021.2.28

◆단풍미락, 명물 먹거리로 자리매김

정읍시는 단풍미락이 정읍의 명물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귀리떡갈비와 쌍화차묵은지삼합 조리법을 전수한다. 이를 위해 내달 3일까지 일반음식점을 대상으로 대표 음식 전수를 희망하는 업소를 공개 모집해 업소에 맞는 마케팅과 인테리어, 고객서비스 등 경영개선 컨설팅을 시행한다.

떡갈비와 보쌈요리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고 건강에도 좋아 가족 식사 메뉴로 이만한 게 없을 정도다. 가족이 오붓하게 식사하기 좋고 또 9경을 자랑하는 정읍의 관광지는 멀리 여행이나 나들이 나온 기분을 만끽하게 한다.

김용희 쌈촌 정읍점 대표는 “정읍의 역사를 스토리텔링해 대표음식으로 매칭한 교수님의 아이디어와 ‘건강한 한 끼’라는 그 소신이 맞아 올해로 5년차 운영 중”이라면서 “정읍에서 생산한 신선하고 질 좋은 농축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해 정읍만의 대표음식으로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임경희 정읍시 보건위생과 팀장은 “귀리는 건강식품으로 워낙 잘 알려져 있고 갈비를 먹을 때 콜레스테롤 염려를 하지 않아도 돼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며 “정읍하면 차별화된 귀리떡갈비와 쌍화차보쌈이 그리울 정도로 지속해서 전수·계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몸과 마음을 맛도 뛰어나고 건강한 음식으로 가족들과 나들이도 할 겸 정읍으로 떠나보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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