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 계속된다면 2.4%
낙관적일 때는 3.8%도 가능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3%)를 그대로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 역시 2.5%로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한은이 지난해 11월 26일 발표한 기존 전망과 같다.

당초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최근 수출 호조를 반영해 성장률을 0.1%포인트 안팎 소폭 상향 조정할 것으로도 관측됐으나 한은은 전망치에 변동을 주지 않았다. 다만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는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1.8%p 올린 7.1%로 제시했다.

아울러 상품 수입 증가율도 5.9%에서 6.4%로 0.5%p 상향조정됐지만,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는 600억달러에서 640억달러로 늘었다. 설비투자 증가율(5.3%)도 기존(4.3%)와 비교해 1.0%p나 높아졌다.

그러나 결정적으로는 민간소비 성장률이 2.0%로 기존(3.1%)보다 1.1%p나 떨어진 것이 원인이 됐다. 결국 한은은 수출·투자 호조 효과를 작년 11월 이후 코로나19 3차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탓에 크게 위축된 소비가 상쇄한다고 보고, 경제 성장률 전망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주요국 백신보급과 적극적 재정부양책 등으로 글로벌 교역조건은 우호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서비스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그 부분에 종사하는 계층을 중심으로 소득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겨울 국내 코로나 확산세가 생각보다 심해 소비가 작년 11월 전망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고용 회복 전망도 어두워졌다.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한은은 올해 취업자가 13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증가 폭이 8만명으로 줄었다. 반대로 실업률 전망치는 3.8%에서 4.0%로 높아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3%로 기존 전망치(1.0%)보다 0.3%p 올려 잡았다. 경기 회복과 최근 국제 유가·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흐름, 전·월세 가격 강세 등을 반영한 것이다. 대신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은 기존 1.5%에서 1.4%로 오히려 낮아졌다.

내년 GDP, 상품수출, 민간소비 성장률은 각 2.5%, 2.3%, 2.8%로 예상됐다. 기존 전망과 비교해 성장률과 수출에는 변함이 없지만, 민간소비는 0.3%p 높아졌다. 늦춰진 소비 수요가 내년부터 서서히 살아난다고 봤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세계 코로나19 진정 시점 내년 초중반께로 늦춰지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 2.4%, 1.9%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대로 코로나19 확산이 올해 초중반 이후 빠르게 수습되는 ‘낙관’ 시나리오에서 올해 성장률은 3.8%, 내년 성장률은 3.1%로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0.5%로 유지 결정을 내렸다. 이는 작년 7월부터 6번째 동결이다. 한은은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대응을 위해 3월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빅컷(1.25%→0.75%)’을 단행한 데 이어 5월 28일 0.5%로 다시 인하하는 등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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