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1일 설 명절 경축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손에는 담배가 들려 있고 탁자에 재떨이가 놓여 있다. (출처: 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1일 설 명절 경축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손에는 담배가 들려 있고 탁자에 재떨이가 놓여 있다. (출처: AP/뉴시스)

北해킹 관련 미니 다큐 제작 공개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리니지’와 같은 유명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 등 다양한 사이버 활동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북한 해킹 부대의 삶’이란 제목의 미니 다큐멘터리 제작해 공개했는데, 여기서 해커 출신 탈북민들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다큐멘터리는 실제 해커 출신 탈북민의 증언을 통해 북한 해킹 그룹 조직원의 삶을 자세히 담았다.

신변 보호를 위해 영상에 직접 등장하지 않고 가명인 ‘정’을 사용한 탈북민 해커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북중 접경지역 중국 도시의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대학생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자신과 같이 컴퓨터를 전공해 프로그램을 만들 줄 아는 인력을 위한 채용이 있었다”면서 “이에 지원해 발탁된 것이 ‘북한 해커’로서 활동을 시작한 첫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이후 중국의 한 도시로 파견됐고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인이 무상으로 임대해 준 3층짜리 건물에서 일을 시작했다.

초반 임무는 정상적인 일로, 프리랜서 프로그래머들이 이용하는 웹사이트에 등록해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프로그램 제작을 의뢰받아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해킹 활동이 시작됐는데, 예를 들면 시장에 나온 바이러스 방지 프로그램을 해킹한 뒤 이를 복제해 의뢰인이 다른 프로그램으로 둔갑해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돈을 받는 등의 일이었다.

이는 기간 산업 등에 대한 해킹 공격이 아닌 철저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의 활동이었다.

정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도 돈을 벌어들였다고 증언했다.

유명 게임인 ‘리니지’ 등에서 아이템 거래를 통해 개당 100달러, 1년에 최소 10만 달러를 벌었지만 수익은 대부분 북한 관리를 통해 북한 정권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특정 북한 관리만 은행계좌를 만들어 돈을 받을 수 있었다”며 “주어진 할당량을 제대로 채우지 못할 경우 다시 북한으로 보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정씨 사례 이외에도 북한의 해킹 부대 활동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짚어봤다.

북한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 내부 기반시설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 러시아, 동독으로 인력을 파견해 컴퓨터 프로그램 기술을 들여왔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시절 때부터 군대 조직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해킹 부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 부대의 가장 큰 장점은 재래식 무기 개발 등과 달리 투입 비용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킹 활동의 대부분은 북한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 내부에 활동 가능한 IP 주소가 제한적인 이유도 있지만 북한 당국이 외부 세계로부터 정보 유입을 꺼리는 이유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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