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소방대원들이 24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인천 동구 한 가구공장 지붕 위에서 소방대원들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2.24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소방대원들이 24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인천 동구 한 가구공장 지붕 위에서 소방대원들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2.24

화재 6시간 만에 불길 잡아

주변, 전기 끊기고 일 못 해

“땀으로 범벅된 소방대원”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붕 위로 갑자기 불길이 솟으면 어쩌나요,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 목숨 걸고 잔불 정리를 하네요.”

24일 인천의 한 가구공장 대형화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잔불 정리를 하는 소방대원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 주민이 건넨 말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인천 동구 만석동 일대 가구공장 화재현장에 도착하자 큰불은 잡혔으나 화마로 철골 구조물이 뒤엉킨 건물 내부에는 빨간 불꽃이 맹렬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화재현장 일대는 아직 소방호스를 매달고 있는 소방차와 경찰차량 등이 현장 곳곳마다 지키고 있어 긴박했던 화재 당시 상황을 말해 주는 듯했다.

작업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탄 채 화재현장을 지켜보고 있던 최영일(가명, 50대, 남)씨는 “화재 공장 바로 옆에 근무하고 있다”며 “본인이 일하는 곳은 불이 나지 않았지만 전기가 끊겨 일을 못 한다”고 했다.

불길이 소진된 장소에서는 주기적으로 시커먼 연기를 토해내며 긴장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지붕 위로 올라가 철판 구조물을 뜯어내며 공장 내부에 쌓아 놓은 스티로폼을 점검하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화재 현장에서 땀으로 범벅이 되어 발갛게 익은 얼굴로 걸어 나오는 소방대원의 모습에서는 비장함 마져 느껴졌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주민 김재복(가명, 69)씨는 “크고 작은 불이 날 때마다 소방대원들이 젤 고생한다”며 “지붕 위에서 철판 패널을 뜯어내고 있는데 건물 내부에서 불길이 솟아오를 것만 같아 불안하다”고 염려했다.

또 화재현장 인근에서 일하던 한 근로자는 “검은 연기와 불꽃이 하늘 높이 치솟아 여기까지 옮겨 붙지 않을까 정말 겁이 났다. 바람이 불지 않아 천만다행인 것 같다”며 “장비 등 안전에 만전을 다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24일 오전 11시 23분께 인천시 동구 한 가구공장에서 큰불이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공: 인천소방본부 ⓒ천지일보 2021.2.24
24일 오전 11시 23분께 인천시 동구 한 가구공장에서 큰불이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공: 인천소방본부) ⓒ천지일보 2021.2.24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23분께 동구 한 가구공장에서 불이 나 10분 후인 33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낮 12시 9분께 대응 2단계로 상향, 진화에 나섰다. 이후 오후 3시 40분 화재대응 1단계로 하향했으며, 오후 5시 20분께 큰불을 잡고 초기진화 하는 등 화재 발생 약 6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다고 밝혔다.

건물 안에 있던 근로자 11명은 불이 나자마자 바로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공장과 창고로 쓰이는 철골조 건물 7개 동 가운데 6개 동(8714㎡)과 내부에 있던 가구류가 완전히 타서 검게 그을린 흔적만 남았다.

불이 난 공장에는 가구 업체 9곳이 입점, 이 중 업체 4곳이 화재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이 중 한 업체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불이 난 건물은 현재 공장과 창고로 활용되고 있고 내부에 가구류가 많아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 현장에 소방관 197명과 장비 77대(지휘 4, 펌프 9, 탱크 16, 소방 헬기 4대 등)를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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