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가 14일 오전 7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온누리교회에서 ‘종교개혁의 모토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이해’를 주제로 월례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진행했다. 고신대 손봉호 석좌교수가 루터의 종교개혁의 핵심인 ‘오직 성경’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
고신대 손봉호 석좌교수. ⓒ천지일보DB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교계 원로인 손봉호 고신대 석좌 교수가 방역지침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강행하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와 관련해 “예배를 하는 근본적 목적은 없고 형식만 주장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손 교수는 지난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에게 예배란 사랑을 실천하는 방식”이라며 “사랑이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이성에 대한 사랑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했다. 이어 “사랑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 또 하나는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곧 전염병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면서까지 예배를 하는 것은 본질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형식이 본질보다 강조되는 것은 전형적인 종교의 타락 과정”이라고 했다. 손 교수는 타락의 대표적 예로 예배당을 들었다. 맨 처음 예배당은 예배를 드리기 위해 존재했던 것이었지만 점차 예배당이 제도화되면서 목사들에게 생계의 수단이 됐고 헌금 등 교회 유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손 교수는 교회의 정치화 역시 종교 타락 과정의 일부로 봤다. 그는 “교회가 수적으로 늘어나고 사회적 영향력도 커지면서 돈도 많아졌다”며 “자연스레 시대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쉽게 풀고자 하는 유혹이 커진 것”이라고 했다.

개신교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이번이 개신교계가 정화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희망도 있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사라질 수 있도록 교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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