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서울현충원 내 현충문 ⓒ천지일보(뉴스천지)


국군묘지서 국립묘지령으로 명명
50년간 자연생태 그대로 보존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한강과 과천 사이에 자리 잡은 국립서울현충원(현충원)은 관악산 공작봉 기슭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북한 인민군의 도발로 나라가 위협을 받을 때 공비토벌작전 등을 펼치며 국토방위의 임무를 수행하다 전사한 장병들의 묘지와 각 지방 전선에서 전몰된 영현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현충원이 위치한 공작봉의 산세를 보면 하나의 산봉우리와 한 줄기의 물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 명당으로 꼽히는 공작봉은 또한 목마른 코끼리가 물을 마시는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다행히도 현충원이 이러한 명당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나라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바친 호국 영현들을 가슴에 뭍은 유족들의 심정을 한시름 덜어주는 것 같다.

▲ 월남전에서 전사한 장병의 묘소 ⓒ천지일보(뉴스천지)
현충원은 처음 조성될 당시 전사 군인 안장을 위한 국군묘지였다. 하지만 6.25 전쟁으로 발생한 많은 전사 장병을 위해 1965년 3월 30일에 ‘국립묘지령’으로 재정립돼 애국지사와 경찰관, 향토예비군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현충원 묘역은 국가원수 임시정부요인 애국지사 무후선열제단 국가유공자 장병 경찰 등 7개로 구분돼 있다. 국가원수묘소에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다.

임시정부요인묘소 묘역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요 직위를 역임했던 18인이 안장돼 있다. 바로 옆에 자리한 애국지사묘역에는 구한말과 일제치하시기에 나라의 독립을 위해 의병활동과 독립투쟁을 하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214인이 모셔져 있다. 3.1독립운동의 민족대표 15인과 애국계몽운동에 이바지한 서재필 박사, 신사참배 거부로 잘 알려진 주기철 목사 등 8인도 함께 안장돼 있다.

장병묘역은 장군 장교 사병 학도의용군묘역과 육탄10용사묘역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육탄10용사묘역에는 1949년 5월 4일 북한 공산군에 점령당한 개성 송악산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포탄을 안은 채 적진지에 뛰어들어 진지를 분쇄하고 산화한 10명의 용사가 잠들어 있다.

▲ 현충탑 앞 우측석벽 끝에 있는 5인의 호국영웅상 ⓒ천지일보(뉴스천지)
현충원 내 중심에 있는 현충문을 들어서면 높이 31m의 현충탑이 서 있다. 현충탑은 동서남북 4방향을 수호한다는 의미를 지닌 十(십자)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상징한다.

현충탑 앞의 오석평판에 새겨진 문구는 이은상 선생이 지은 시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휘호한 일명 ‘현충시’이다.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오석평판 제단 앞에는 향로와 향합대가 놓여 있는데 ‘충혼’이라는 글귀 역시 박 전 대통령이 휘호한 것이다.

탑의 좌우에는 화강암 석벽이 펼쳐져 있다. 좌측 석벽 끝에는 5인의 애국투사상이, 우측 석벽 끝에는 5인의 호국영웅상이 각각 동상으로 세워져 있다. 또한 탑의 내부에는 위패봉안관이 있고 위패봉안관 지하에는 납골당이 설치돼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은 50여 년 동안 산림지역 내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인위적인 훼손을 금지하는 등 철저한 보전 조치 아래 도심 속 자연생태의 보고라 불린다.

한편 오는 6일 현충일을 맞아 ‘제56회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된다.

▲ 현충탑. 현충탑 아래 오석에는 헌시가 새겨져 있으며, 제단 앞에는 향로와 향합대가 놓여 있다. 지하에는 위패봉안관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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