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미 텍사스 댈러스 시내에서 담요를 두른 한 여성이 거리를 가로지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텍사스 댈러스 시내에서 담요를 두른 한 여성이 거리를 가로지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기록적인 한파가 미국 텍사스 남부에서부터 오하이오 북부까지 강타하며 생명을 앗아갔다. 미 당국은 앞으로 며칠 내 한파로 인한 사망자 수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혹한의 날씨와 정전, 단수 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역이 북극 한파에 덜덜 떠는 가운데 최소 58명이 사망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인 32명이 텍사스 주민이었다.

텍사스 주민들은 허리케인과 폭염엔 익숙하지만 눈보라와 혹한은 예상 밖이었다. 일각에서는 지난주의 날씨가 한 세대에 한 번 있는 재난이라고 불렀다.

텍사스 테일러 카운티의 리키 비숍 보안관은 WP에 경찰들이 며칠째 주민들의 안위를 살피며 음식과 물을 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이들은 세 사람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 비숍은 “앞으로 1~2주 동안 현재 우리가 알지 못한 희생자를 더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희생자들 대부분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중 23명은 50세 이상, 6명은 85세 이상이었다. 8개 주에서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희생자들 중 일부는 몸을 따뜻하게 하려다 사망했다. 텍사스 슈가랜드에서는 한 여성과 손자 세 명이 벽난로 근처에서 모여 있다가 화재로 숨졌다. 일부는 실내에서 가스 그릴을 사용하거나 밀폐된 차고 안에서 자동차의 시동을 켜 추위를 피하려고 했다. 적어도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

17명은 저체온증 등 말 그대로 얼어 죽었다. 77세의 한 노인은 자택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는데, 정전으로 그의 가족과 연락을 할 수 없었다.

루이지애나에서는 한 노인이 얼음길에 미끄러져 웅덩이에 빠져 익사했다. 한 50대 남성은 얼음 위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땅에 부딪힌 후 사망했다.

테네시주에서는 10세 소년이 얼음 사이의 연못에 빠져 숨졌다. 소년과 함께 빠졌던 6살짜리 여동생은 중태 상태다. 이 소년은 12살 미만의 알려진 6명의 희생자 중 한 명이다. 슈가랜드 주택 화재로 사망한 세 아이 중 5살짜리 아이가 가장 어렸다.

크리스티안 피에다(11)의 어머니는 그를 온두라스에서 텍사스로 데려와 함께 살았다. 정전 사태 속에서 어머니는 담요를 덮어주는 등 최선을 다해 크리스티안의 온기를 지키려 했다. 그 다음 날 아침 크리스티안은 깨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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