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가 재정을 만나다" 슈가북 창업자 대런 챈 (출처: 슈가북 홍보 유튜브 캡처)

말레이시아에서 돈을 주고 젊은 여성과 데이트하려는 남성과 이에 응하려는 여성을 맺어주는 사이트 '슈가북' 창업자가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다.

22일 하리안메트로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셀랑고르주 경찰은 슈가북 창업자 겸 CEO 대런 챈(34)을 17일 체포했다.

경찰은 "대중에 불쾌한 내용을 공유하고, 성매매를 권유·알선한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슈가 대디', '슈가 베이비'는 미국에서 2010년대에 이미 큰 논란이 됐다.

여대생들이 치솟는 학비·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데이트 대가로 돈을 받는 '슈가 베이비'가 되고, 돈 많은 중년 남성들이 재정 지원을 하는 '슈가 대디'를 자처했다.

슈가 대디와 슈가 베이비의 만남이 꼭 성관계나 성매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다.

챈은 2016년 말레이시아에 슈가북 사이트·앱을 출시하고, 이후 싱가포르와 미국, 태국 등 여러 나라로 사업을 확장했다.

여대생이 대학교 이메일 계정으로 가입하면 회비를 면제해주고, 여대생뿐만 아니라 미혼모 등 21∼35세의 다양한 여성이 등록돼 있다.

그는 "슈거 베이비는 절대 불법 성 노동자가 아니다. 로맨스에 재정적 요소를 결합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성매매 알선 논란이 계속됐다.

특히 슈가북이 '슈가 베이비'를 찾기 좋은 말레이시아 10개 대학 순위를 공개하자, 1위로 꼽힌 선웨이대학이 반발하고 나섰고 대학생들이 챈을 고소했다.

말레이시아 정보통신 당국은 논란이 일자 슈가북 사이트를 차단했다.

법원은 챈의 구금 영장을 한 차례 기각했다가, 재신청이 들어오자 일주일 구금을 명령했다.

현지 매체들은 "슈가 대디는 통상 40∼50대 유부남으로, '아내가 관심을 주지 않아 다른 사랑을 원한다'는 진부한 이유를 제시한다"며 "기업인뿐만 아니라 정치인, 고위 공무원들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경기가 위축되면서 슈가 대디와 슈가 베이비의 만남이 더 늘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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