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한마디]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개최될 수 있을까?
[외교 한마디]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개최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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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최근 중국정부의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유린 행위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과 관련해 중국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으며 이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압박에 있어 또 하나의 카드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신장 지역 위구르족에 대해 고문, 강제불임시술, 공산당에 관한 세뇌교육, 강제노동, 생체실험, 집단 강간 등 인권유린 행위뿐만 아니라 이슬람사원 파괴 및 성직자 구속, 위구르어 사용 억압, 이슬람 복장 금지, 이슬람 관련 신생아 이름 금지, 위구르 여성의 한족과의 결혼 장려 등 민족말살을 자행하고 있다.뉴욕 타임스가 2020년 11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위구르족의 강제 수용과 재교육 프로그램은 2014년 이 곳을 방문한 시진핑이 ‘추호도 자비를 베풀지 말고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린 뒤 시행됐다고 한다.

이미 수년 전부터 국제사회는 위구르족의 인권상황에 주목해 왔다. 2018년 8월 국제인권단체들의 고발에 따라 유엔 인권위원회는 위구르인 1100만명 중 100만명 이상이 수용소에 갇혀 있으며 중국 당국으로부터 ‘갱생 교육’을 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9년 위구르족 정책에 관한 중국 정부의 내부문서가 폭로된 이래 국제인권단체들이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올해 2월 초에는 집단수용소에 수감됐다가 풀려난 위구르족 여성들이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수용소 안에서 자행된 집단 성폭행, 강제 불임수술, 고문 등을 적나라하게 폭로함으로써 국제사회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런데 중국에서 개최되는 올림픽 행사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에 티베트 민족에 대한 억압이 이슈가 돼 베이징 하계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그 때는 국제사회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최근 미-중 관계는 2008년 당시 부시 행정부 시절과는 크게 다르다.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은 신장 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했으며, 12월에는 미국 의회가 신장 자치구 생산 제품(태양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면화 및 면제품 등)의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의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시진핑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신장 위구르족 인권 상황을 거론할 정도로 이 이슈를 심각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으로 하여금 대가를 치르게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 볼 때 동계 올림픽 불참카드는 별로 비용을 치르지 않고도 중국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동계 스포츠 종목은 소위 ‘백인들의 운동’인 바 북미와 유럽 국가들이 불참하게 되면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초라한 2부 리그’로 전락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올림픽 보이콧 사례는 두 번 있었다. 소련의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불참했고,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 진영은 보복조치로서 다음 대회인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보이콧했다. 이미 캐나다, 영국, 유럽연합 등에서 보이콧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중국 내 소수민족들의 인권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나?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9년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수상과는 달리 “홍콩과 위구르는 중국의 내정 문제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홍콩, 신장 문제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내정문제라고 설명했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설명을 잘 들었다는 취지의 코멘트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우리 정부는 이제까지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중국 인권 결의안에 대해 기권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대 국제사회에서 인권은 더 이상 국내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 위안부, 징용공 등 일본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반인도적 범죄라고 규탄해 왔는데 보편적 가치인 인도주의와 인권을 주장하려면 모든 국가에 대해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중국 내 신장 위구르족의 처참한 상황을 외면한다면 과거 일본의 잘못에 대해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기가 어려워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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