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임기 끝은 3월 8일이다. 민주당 당헌에 의하면 ‘당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때에는 대통령선거일 전 1년까지 사퇴해야 한다’(제25조 제2항 단서)는 규정 때문에 이 대표가 차기 대선에 나가려면 대선일(2022.3.9) 1년 전에 사퇴해야 하는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당헌을 개정해 당 대표의 사퇴시기를 늦추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나 청와대의 당청 간담회 행사를 통해 이 대표의 사퇴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이 대표의 임기가 보름 남짓 남은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를 초청해 청와대에서 새해 첫 간담회를 가졌다. 모두에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간담회를) 미뤄왔는데 이낙연 대표님이 사퇴를 앞두고 있어서 더는 늦추지 못했다”는 말에서도 민주당의 지도부 교체가 확정됐고, 민주당 결정대로 5월 9일 치러질 당대표 선거에서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 등 3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은 준비작업이 마무리됐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정권을 책임지고 있는 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총출동했고, 지난해 9월 당·청 간담회 이후 약 5개월 만에 열렸으니 여러 말들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가 전한 “간담회는 진지하면서도 화기애애했다”고 한 것만 봐도 그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알 수가 있다. 예정 시간을 훨씬 넘긴 간담회에서 당연히 폭넓은 국정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을 것이고 자화자찬도 나왔을 터. 문 대통령은 코로나 지원금 지급과 한국판 뉴딜 추진, 입법 활동 등을 사례로 들면서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이낙연 당대표 체제의 여당과의 찰떡궁합을 과시했고, ‘환상의 조합’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정권재창출’ 목소리였다.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기고 그 기세로 대선까지 승리하자는 희망가를 드높였고, 그렇게 되기 위해 정부·여당이 더 단합하자는 전제는 그들만의 모임이었으니 가능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정국에서 한국경제가 최악의 고용 위기를 맞고 집값과 전셋값이 사상 최고치를 찍는 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한 참석자의 용비어천가 같은 말은 현실과 동떨어진 말이다. 결기를 세운 집권 후반기 원팀이 정권재창출을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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