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0.2.7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DB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지난해 현대차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이에 정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다음달 24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지만, 이미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해 이끌고 있기에 내년 임기까지 유지하지 않고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주총에서 정 명예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되는 사내이사 자리에 고영석 연구개발(R&D) 기획운영실장(상무)을 선임할 예정이다. 직급보다 전문성을 고려한다는 취지로, 상무급 임원을 사내이사로 추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38년생인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출범 10년 만에 세계 5위의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시키고, 글로벌 자동차산업 발전을 기여했다. 1998년 현대차 회장, 1999년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연이어 오른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여파로 부도를 맞았던 당시 기아자동차(기아)와 한보철강, 현대건설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그룹 외형을 확장했다.

지난 2000년 9월 현대차를 비롯해 10개 계열사와 자산 34조 4000억원에 불과했던 현대차그룹은 2019년 말 기준 54개 계열사와 총 234조 7060억원 자산을 보유한 그룹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정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과 ‘현장 경영’을 두 축으로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전례 없는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는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헌액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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