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인권위원회가 운영하는 노인인권지킴이단으로 2년째 활동하고 있는 손귀자(58) 씨. 최근에는 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천연발효화장품 (주)미애부 뷰티 플래너로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이 밖에도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는 등 아름다운 노년기의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가치 있는 노년의 삶 스스로 만들어요”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노인인권이요? 중요하죠. 노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정말 잘 사는 나라라고 생각해요.”

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단에서 2년째 활동하고 있는 손귀자(58) 씨의 말이다. 현 노인층 대부분은 자신을 돌보기보다 자식에게 있는 것 없는 것 퍼주는 삶을 살았다. 그러다 보니 경제․건강․정신적인 면에서 준비되지 않은 채 노년을 맞이한 사람들이 많다.

매년 4000명에 가까운 우리나라노인 자살. 노인학대 등 여러 가지 환경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지만 준비 없이 찾아온 노년의 삶에 따른 소외감과 무력감 등 우울증도 그 원인으로 무시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인 우울증과 자살은 최근 들어 그 심각성이 제기되기 시작했을 뿐 이를 위한 적절한 제도 및 경제․정신적 지원 등 실질적인 대책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는 노인 스스로가 노인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노인의 삶을 모니터링하는 ‘노인인권지킴이단’을 200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단원 대부분이 노인들이라는 점이다.

손 씨도 노인인권지킴이단 2기에 이어 3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엔 활동의 초점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맞춰져 있었지만 올해는 노인과 관련된 다양한 모니터링을 할 것으로 보여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은 자기 자신이 삶에 만족도를 느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노인들이 나서서 노인의 눈으로 그들의 연령층의 삶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껴 노인인권지킴이단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지킴이단에 지원하게된 이유를 밝혔다.

손 씨는 “지난해 노인시설 등을 방문해본 결과 개별 서비스가 없는 곳이 많아 대부분이 정해진 프로그램에 순응하며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며 질적인 서비스가 부족한 것에 안타까워했다.

이어 “많은 노인을 만나보니 그들의 마음상태는 ‘표정’에서 대부분 나타난다는 것을 알았다. 노인들이 원하는 것은 잘 짜인 실내 프로그램보다도 햇빛 한 번 더 보는 등 자연과 사람 사이에서 따뜻함을 느끼는 정신적인 스킨십”이라고 조언했다.

손 씨가 원하는 것은 노인 스스로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사회다. 노인들에게는 많은 경험이 있다. 또 건강하고 활동력이 왕성한 노인들도 많다.

그는 노인들이 버려야 할 것으로 ‘상대적인 감정’과 ‘예전의 삶’을 꼽았다. 손 씨는 우스갯소리를 하나 하겠다며 말을 꺼냈다.

“25평에서 평생 행복을 느끼며 살았던 노인도 동창회만 참석하면 45평짜리 집에 사는 친구 소식에 상대적으로 심한 무력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를 살기 위해서는 과거에 연연해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특히 노년에는 소외감, 무력감이 심해지면서 젊었을 때 이뤘던 업적이나 활동 등을 내세우는 일이 많다. 이런 것이 노년의 삶을 스스로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그는 “노인들은 젊었을 때와 젊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젊은이들은 경험과 지혜를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면서 “노인시설과 어린이 시설이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정기적으로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면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켜줄 수 있어 더없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그는 노인인권지킴이단 활동 외에도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정신요양시설과 청소년 성상담도 10여 년 넘는 경력이 있다. 지난해에는 천연 발효화장품 (주)미애부에서 실시하는 실기와 필기시험에 합격해 현재 뷰티 플래너로 일하고 있다.

그는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로 ‘걷기’ 운동을 꼽았다. 이는 그가 오랫동안 해오던 운동이기도 하다. 회사에 다니던 시절에도 주말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전국 곳곳을 걸어 다녔다.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 비오는 날과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도 꾸준히 걸어 원하는 기록을 세웠다.

전국 곳곳에서 개최하는 걷기 대회 참여 횟수만도 20여 번이 넘는다. 마지막으로 그는 “행복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 ‘올인’은 자녀에게만 할 게 아니라 자신에게도 해볼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시대 노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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