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로축구 승부 조작 사건과 유사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FC서울이나 수원삼성은 대우가 좋고 승률도 높아서 큰 유혹이 없지만 대전시티즌이나 시민구단의 경우 유명 구단과 비교해 들어오는 액수가 적습니다. 그래서 검은 돈의 유혹이 오면 넘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12년간 국제심판 경험이 있고 현재 유소년축구대표팀을 맡고 있는 박정수(가명) 감독은 최근 K-리그를 뒤흔들고 있는 승부조작 파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감독은 “K-리그 프로축구 선수들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연봉측정이 몸값에 맞게 잘되면 상관없지만 사실상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로만 듣던 승부조작이 실제 K-리그에서 일어난 것은 충격이라며 중국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을 예로 들었다.

박 감독은 현재 광저우 헝다 사령탑을 맞고 있는 모 감독으로부터 이미 수년 전에 중국에서 일어났던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전해 듣고 지금의 K-리그 승부조작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감독이 중국의 건장한 청년 3명으로부터 2억 원의 대가를 줄 테니 용병을 포함해 주전 선수 몇 명을 경기에 내보내지 말라는 제안을 받은 후 이를 한마디로 거절했다.

모 감독은 농담으로 51억 원을 주면 져주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고 했지만, 이후 이들에게 살해 협박을 받을 만큼 위험한 순간을 체험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에선 여전히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를 색출하는 게 감독의 주요역할이 된 지 오래됐다”며 “이 감독도 경기 하루 전 승부조작과 관련된 선수를 엔트리에서 제외하는데 온갖 정보력을 동원한다”고 말했다.

팀을 잘 훈련시키고 정보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 분위기를 해치고 경기 전체를 망치는 방해 세력을 색출해 내는 감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박 감독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축구계가 승부조작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 같지는 않다. 요즘 중국에서 불법 도박이 넘치면서 내셔널리그나 챌린저스리그(K3) 드러났던 부분인데 K리그 선수들조차 승부조작에 가담했을 것이라고는 예상 못 해 이번 보도를 접하고 놀랐다”고 전했다.

특히 “선수가 승부조작 때문에 자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안타깝다”면서 “이 같은 불법적인 관행이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