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 미쓰비시 일본법학 교수. (출처: 하버드대 홈페이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 미쓰비시 일본법학 교수. (출처: 하버드대 홈페이지)

[천지일보=이솜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 미쓰비시 일본법학 교수와 그의 논문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한국계 학생 모임인 하버드 코리아포럼은 19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UC샌디에이고)의 토드 헨리 역사학과 부교수와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 행동(CARE)’ 김현정 대표를 패널로 초청해 온라인 토론회를 열었다.

헨리 교수와 김 대표는 하버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램지어 교수 주장을 비판하고 위안부 문제의 진실과 실태를 상세히 소개했다.

온라인 행사를 진행한 하버드대 재학생 리나 조는 “위안부 피해자를 계약을 맺은 매춘부로 묘사한 것은 이미 여러 번 거짓으로 입증된 주장”이라면서 “역사 수정주의자들과 부정론자들의 주장은 광범위한 연구 및 증언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 아시아태평양 법대 학생회(APALSA)도 지난 16일 온라인 세미나에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했던 마이크 혼다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등을 초청해 위안부 문제 알리기에 나섰다.

미국 역사학자들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싣기로 한 학술 저널에 속속 반박문을 보내고 있다.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는 최근 국제법경제리뷰(IRLE)의 요청에 따라 램지어 교수의 논문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저널 편집진에 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더든 교수 외에 하버드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카터 에커트 교수와 역사학과 앤드루 고든 교수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의 학문적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전날 공개하고 저널 측에 보낸 바 있다.

일본과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한 더든 교수는 IRLE에 제출한 에세이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액면 그대로 읽은 사람들에게는 일본의 현 정치 이데올로기를 옹호한 주장들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 문제를 계약 관계로 설명한 것을 가리켜 “이러한 용어(계약 관계)를 유엔과 국제앰네스티가 ‘반인류 범죄’로 규정한 역사에 적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전날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램지어 교수 주장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적이고 분명하다”며 “위안부 강제 모집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군국주의가 아시아와 여타 국가의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역사적 사실이자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일본에 역사를 직시하고 깊이 반성하며, 위안부 문제를 적절하게 다룰 책임있는 태도를 취하고, 이웃 아시아 국가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시설에 대한 후원금 사용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천지일보 2020.5.20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천지일보DB

한편 램지어 교수는 재일교포 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문을 출간했다. 도서 열람 플랫폼 스프링어링크에 따르면 유럽 학술지 ‘유럽법경제학저널’은 18일 램지어 교수가 쓴 ‘사회 자본과 기회주의적 리더십의 문제 : 일본 내 한국인들의 사례’라는 논문을 출판했다.

램지어 교수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이 논문에서 일제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들을 읽지도 못하고, 덧셈과 뺄셈도 못 하는 하등 노동자로 묘사했으며, “일본인 집주인들은 조선인 세입자를 피했다”면서 조선인의 비위생적인 생활과 과음, 싸움, 소음 등을 이유로 소개했다.

또한 몇 년간 돈을 벌고 고향인 조선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에 일본 사회에 동화하겠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일본인들과 갈등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논문이 출간된 배경에는 램지어 교수와 그를 후원하는 세력의 조직적 노력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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