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카메라와 사진이 귀하던 시절 필름 사진과 즉석 사진을 찍어주던 사진사들. 80년대 초 서울 관광의 필수 코스였던 남산에는 90여명의 사진사가 있었다. 당시 남산 사진사가 되려면 ‘남산사진협회’에 가입하고, 자릿세를 내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사진사들의 역할이 줄어들었고, 지금 남아있는 사진사는 6명뿐이다. 이들은 현재 2명씩 교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더욱 한산해진 서울 남산N타워 앞에서 2명의 사진사들이 플라스틱 테이블 앞 의자에 멍하니 앉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쳐지나가는 사람만 있을 뿐 관심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플라스틱 테이블에는 그간 남산N타워를 배경으로 찍었던 관광객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사진 속 관광객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밝았다.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진사들의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또 즉석 사진 인화를 위한 장비가 놓여 있었다.
1964년부터 지금까지 57년 동안 남산에서 사진사로 일 해온 김모씨는 “2년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찾는 사람도 꽤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고 외국인들이 안 오니까 (즉석 사진을) 찾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남산에 올라와 그와 말을 섞은 지 5분여 남짓 흘렀을까. 그는 “오늘 하루 동안 한 사람도 못 찍었다. 날도 추운데 이제 그만 들어가봐야겠다”며 동료 사진사와 함께 자리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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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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