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생명을 가진 존재는 그 모양이 어떠하든 모두가 소중하다. 아무리 작은 미물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생명일진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걱정된다.

며칠 전 중국에서는 뺑소니를 치고 달아난 한 남성이 경찰들에게 쫓기자 자신의 어린 딸을 담보로 인질극을 벌인 사건이 발생했는가 하면, 미국의 한 남성은 야구 관람을 하던 도중 날아오는 야구공을 받기 위해 안고 있던 딸을 손에서 놓아버린 해프닝도 있었다. 물론 후자의 사건을 생명경시의 한 모습으로 간주할 수는 없겠지만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지를 망각해버린 순간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사건 또한 아닌 것 같다.

지난 5월은 잔인한 달로 불릴 만큼 스스로 목숨을 저버린 안타까운 사건들이 많았기에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연이은 자살 사건으로 혹여 사회 전반에 걸쳐 베르테르효과가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일반인들 사이에 동반자살로 추정되는 사건이 일어나자 다시금 생명경시 풍조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듯이 굴곡이 없는 삶을 사는 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고, 힘들다고 생각했던 일이 좋은 일의 발판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한 번 뿐인 인생,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짧으면 짧다는 인생길에서 서로 반목하고 헐뜯으며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생명을 경시하는 삶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누군가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 말과 글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우리는 너무도 많이 목도했다. 원색적이고 일방적인 비난보다는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격려와 질책 그리고 그에 합당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자신이나 타인의 목숨을 쉽게 저버리는 것만이 생명을 경시하는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말이나 글 같은 잘못된 문화 또한 생명경시 풍조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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