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학생들 요구 학교 업무 범위 벗어났다”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서울대 학생들의 법인화 반대 대학본부 점거 농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체회의 결과 만장일치로 점거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며 학생들이 점거 농성을 풀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학교 측의 요구를 거절했다.

총학생회는 “점거 농성을 선택하게 된 것은 그간 대학 본부가 보여온 일방적인 태도 때문”이라며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불법을 운운하며 학생들의 의견을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총장과 대학본부의 의견을 제시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오연천 총장은 전날 오후 6시 이학래 학생처장을 통해 총학생회 측에 전달한 답변서에서 ‘행정관 점거를 풀면 2일 오후 3시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 대표와 조건 없이 대화 하겠다“고 밝혔었다.

총학생회는 “(법인화) 설립준비위원회(설준위) 해체와 법인화 재논의, 법인화 법안 폐기만이 해법”이라고 이에 대한 학교 측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요구가 총장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벗어났다는 입장을 내놔 앞으로 갈등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익현 서울대 기획처장은 “설준위 해체는 곧 법인화법 폐지를 의미한다”며 “서울대 차원을 넘어 국회에서 다뤄져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대 학생들이 이달 초순부터 시작되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점거한 행정관 복도 바닥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이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시위가 길어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차분하게 대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서울대 학생회 측은 학업 편의를 위해 본부 4층에 ‘공부방’을 마련해 놓기도 했다. 또 서울대 학생들은 시위로 인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단과대 별로 지정 구역을 나눠 점거와 학업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했다.

몇몇 교수들은 학생들의 사정을 배려해 직접 점거 현장을 찾아 강의를 하는가 하면 격려 차원의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