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현수 민정수석이 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으로 열린 제1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서울=뉴시스] 신현수 민정수석이 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으로 열린 제1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주말까지 숙고… 22일 출근

文대통령, 사의 수용 여부 주목

與는 조기수습, 野는 책임론 제기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검찰 인사를 둘러싼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18일 휴가를 냈다. 이로써 신 수석의 거취는 내주 초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이은 신현수-박범계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신 수석은 이날 아침 출근해 19일까지 이틀 동안 휴가원을 냈으며, 휴가원은 처리됐다. 신 수석은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 오는 22일 출근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충분히 숙고하고 본래 모습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신 수석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9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의를 표명한 다음 날 사표를 반려했지만, 신 수석은 설 연휴 직후 재차 사표를 제출했다고 한다. 신 수석은 사의를 접지 않겠다는 의사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최근 검찰 인사가 있다고 지목한다. 검찰 인사를 놓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이견이 불거졌다는 얘기다. 앞서 ‘추미애 라인’으로 꼽히는 이성윤·심재철 두 검사장에 대한 인사가 관심을 끌었다.

추미애 전 장관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되고,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에 관여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하는 등 추 전 장관 시절의 틀이 그대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법무부와 검찰이 원하는 인사 방향이 달라 민정수석이 중재하려고 했는데, 중재가 진행되던 중 인사 발표가 돼 버리면서 신 수석이 사의를 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법사위 출석 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 과정을 제청권자로서 설명드릴 수 없는 것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부동산 문제 등으로 국정수행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져 국정운영에 빨간불이 켜진 문재인 정부가 소폭 개각을 단행하며 국면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5일 오전 서울 도심에서 바라본 청와대 전경. ⓒ천지일보 2020.12.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 도심에서 바라본 청와대 전경. ⓒ천지일보DB

현재 관건은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의 사의를 수용하느냐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이 사의를 몇 차례 표시하고 그때마다 대통령이 만류를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의 사의를 만류하는 데는 4월 재보궐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검찰개혁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와대 내부 조정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을 경우, 조기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신 수석이 계속 출근하는 상황이 조기에 수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은 이번 갈등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면서도 재보선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조기에 수습되길 바라는 기류다.

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에서 ‘잘 정리가 될 것 같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청와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정상이 너무 빈발하니까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라며 “미봉책으로 수습해선 안 되고, 진실을 밝히고 국정을 정상화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는 26일 청와대를 대상으로 운영위원회가 열린다”며 “민정수석을 출석시켜 그간 경위와 무엇이 문제인지 밝혀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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