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AP/뉴시스]16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한 주민이 자신의 집 부엌 조리대에 올라가 가스레인지 불로 발을 녹이고 있다.
[오스틴=AP/뉴시스]16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한 주민이 자신의 집 부엌 조리대에 올라가 가스레인지 불로 발을 녹이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에서 최악의 한파로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수백만명이 정전 사태를 겪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국립기상청(NWS)은 “1억명 이상의 미국인이 겨울 폭풍 경보 아래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 등 남부 지역에 눈과 얼음을 몰고 온 폭풍은 미시시피와 테네시 계곡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이동했다.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텍사스의 경우 2백만명이 여전히 어둠 속에 있으며 오클라호마, 아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를 포함한 다른 9개 주에서도 심각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주 전역에 걸쳐 파이프가 얼었다가 터졌고, 온난화 센터는 동력을 잃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주 미국에서 혹한이 시작된 이후 전국적으로 적어도 3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빙판길에서 충돌로 사망했고 저체온증과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숨진 주민들도 있었다. 특히 전력이 나가자 벽난로 등으로 집을 덥히거나 혹은 차 속에서 시동을 키고 있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지역 병원에 입원하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주 전력망을 관리하는 텍사스 전력신뢰도위원회(ERCOT)는 전날 약 160만 가구에 전기를 복구했으나 200만명에 가까운 고객이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RCOT는 수요가 계속 급증함에 따라 전력 복구에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휴스턴=AP/뉴시스]17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주민들이 프로판 가스를 충전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휴스턴=AP/뉴시스]17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주민들이 프로판 가스를 충전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혹한 속에서 정전 사태까지 당한 주민들은 인내심을 잃었다. 재키 사르겐트 오스틴 에너지 총책임자는 현지 NBC 계열사인 KXAN과의 인터뷰에서 “불안한 주민들이 폭발한 변압기와 전선을 수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작업반을 위협하고 괴롭히고 심지어는 그들에게 물건을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또한 물 공급 차질을 경고하기 시작했고, 기상 위기의 새 위험한 국면을 예고했다. 포트워스, 갤버스턴, 코퍼스 크리스티에서 급수가 중단됐다. 오스틴 당국은 주민들에게 세탁기나 식기세척기를 사용하지 말고 수도꼭지를 틀거나 욕조에 물을 채우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날 텍사스 샌안토니오의 카페 사장인 타투 헤레라(41)는 WP에 이틀 동안 물과 전력이 없이 지냈다며 그와 그의 아내는 대피소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헤레라는 “서로 돕는 것은 대부분 지역사회 구성원에게 달려있었다”며 “우리는 이 모든 일과 아무런 도움이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나 있다. 왜 모든 것이 실패했는지 밝혀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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