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 정이사 후보 명단. ⓒ천지일보 2021.2.18
총신대학교 정이사 후보 명단. ⓒ천지일보 2021.2.18

총신대 사태 5년, 어디까지 왔나<1>

 

사분위, 임시이사 체제서 정이사 체제 전환 결정
‘셀프 추천·특정단체 편중’ 주장 제기돼 내부 반발
성비 균형 권고 고려도 안 돼 “여성은 배제됐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5년여간 진통을 겪었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목회자 양성 기관 총신대학교 사태는 시각장애인 이재서 교수를 신임 총장으로 선출하고, 임시이사 체제에서 정이사 체제 전환을 결정하면서 막을 내리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정이사 후보 추천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되면서 총신대는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추천된 이사 후보들이 특정단체에 편중됐다는 공정성 의혹에 둘러싸인 한편 남여 성비 균형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다. 

총신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지난 2년 4개월 동안 임시이사 체제로 비정상적인 경영을 해오다 지난달 13일 정이사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사분위는 총신대정상화추진위원회 등 교단 내 4개 주체에 새롭게 구성할 재단이사(정원 15명) 후보를 추천하라고 했다. 후보는 정원 2배수인 30명을 선정하며, 사분위는 이 중 15명을 뽑겠다고 했다.

총신대 정상화를 바라오던 교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하며 “총신대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이사가 세워져 총회 정치꾼들에게 휘둘리지 않게끔 제도적인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총신대학교. ⓒ천지일보DB
총신대학교. ⓒ천지일보DB

이러한 기대감도 잠시, 총신 재단이사 후보(이사)들이 ‘셀프 추천’ ‘특정단체 편중’ ‘총장 선출’로 추천됐다는 주장이 교단 내부에서 제기됐다.

총신대정상화추진위가 추천한 명단을 보면 위원장이자 직전 총회장인 김종준 목사를 비롯해 현 총회장 소강석 목사, 총회 서기를 지낸 김종혁 목사와 장창수 목사 등 전·현직 총회 임원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또 “성비 균형을 고려해 이사를 추천하라”는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권고를 무시한 채 이사 후보를 전원 남성으로 추천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교단 목사·장로만 추천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워 여성을 배제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총신대정상화추진위·대학평의원회가 내놓은 16명은 전원 남성 목사로 구성됐으며, 개방이사추천위 후보 8명은 목사 5명, 장로 3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예장합동 소속이다.

이처럼 정이사 후보 선출 과정이 ‘정치적’이었다는 반발이 있음에도 이미 재단이사 후보 추천은 완료돼 사분위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사분위는 오는 22일 회의에서 총회 총신 교육부로부터 추천받은 후보 30명에 대해 경력과 적합성 및 전문성 등을 심의, 정이사 15명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후 교육부가 사분위에서 선임한 정이사들에 대한 신원조회를 거쳐 임원취임승인을 완료하면, 정이사 체제의 총신재단이사회가 다시금 출범하게 된다.

수년간 내홍에 시달린 총신대가 임시 이사체제를 종료하고 과연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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