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러 나온 신도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줄지어 입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러 나온 신도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줄지어 입장하고 있는 모ㅅ ⓒ천지일보DB

수도권 20%·비수도권 30%

1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교계 “환영” 시민 “불안”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감소 등으로 15일부터 대면 예배의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은 기존 좌석 수의 10%에서 20% 이내로, 비수도권은 30% 이내 인원에서 대면 예배가 가능하게 됐다. 단 수련회, 성경공부, 식사, 성가대 연습 등 정규 예배외 모든 활동은 기존대로 교회를 비롯한 전국 모든 종교시설에서 금지됐다. 이번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당장 오는 주말부터 대형교회 등 종교시설의 집합인원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하루 3~400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희생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종교시설, 미인가 교육시설 점검 및 기타 종단 소속 외 종교단체에 대한 점검, 방역에 대해 철저히 관리 감독 하겠다”며 “모레부터 2주 동안 우리는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방역을 과감하게 시도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개신교단 연합기구로 꼽히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인 소강석 목사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환영했다. 소 목사는 “정세균 총리와 방역 당국이 귀한 결단을 해주셨다”며 “한국교회는 교회의 생명이요 본질인 예배를 더 잘 지키고 예배가 계속 회복되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과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교총에 따르면 종교시설의 경우 정규예배와 미사, 법회, 시일식 등 좌석 수 대비 참여 인원수가 달라질 뿐 종교시설 주관 모임과 식사, 행사 금지 조치는 지속된다. 거리두기 2단계로 조정된 수도권의 경우 정규예배, 미사, 법회, 시일식 등 좌석 수의 20% 내의 인원만 예배에 참여할 수 있다. 비수도권은 좌석 수 30% 이내 인원까지 참여할 수 있다.

이용자 간 2m 이사 거리 유지를 준수해야 하고 큰 소리로 함께 기도하는 암송하는 행위와 성가대 운영도 금지된다. 수련원 기도원, 선교시설 등도 방역수칙 의무화 대상이다.

숙식하며 참여하는 종교 활동 등은 모두 할 수 없다. 정규 종교활동 시에도 진행자와 설교자의 마스크 착용도 의무이다. 참여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나, 방송법·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에 의거한 방송 사업자를 통해 송출되는 방송인 경우에는 ‘방송 출연’에 해당하기 때문에 설교자에 한해 마스크 착용이 예외로 인정된다.

종교시설의 신도를 위한 자체 방송 등은 사적 방송에 해당되기 때문에 ‘방송 출연’에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별도의 분리된 공간에서 영상송출 인력 없이 혼자 촬영하는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종교시설 명의의 모임·행사가 아닌 종교시설에서 열리는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은 각각의 방역수칙 준수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할 수 있다.

종교시설에서 진행되는 교육이나 미인가 교육시설에는 종교시설 방역수칙이 일괄 적용된다.

그러나 최근까지 교회 집단감염이 이어져왔기 때문에 일부 시민 사이에선 교회들에 대한 방역기준 완화 조치가 적절하지 않단 의견이 나온다.

15일 0시 기준 부천 괴안동 영생교 승리제단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3명에 달한다. 지난 8일 첫 확진자가 나온 지 7일만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다.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이 교회에선 기본적인 출입명부조차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것은 물론 체온체크도 미흡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또 예배 방과 합주실·강의실 내 환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강의자는 예배나 강의때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네이버 실시간 검색 창에는 “진심 이해가 안가는데 교회는 왜 더 풀어주냐(sung****)” “저도 교회 다니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쭉 온라인 예배 중이다. 지킬껀 지켜야한다(miss***)” “교회 예배는 더 풀어주면 안될 것 같은데(uju8****)”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한편 정부의 방역 수칙을 비판하는 개신교계 내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보수 개신교계열 단체인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샬롬나비)’은 “정부가 코로나 감염의 책임을 방역 소홀에 돌리지 않고 교회에 돌리고 있다”며 “정부는 교회와 신앙 자유를 훼손하는 일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예배를 드리는 신성한 처소인 교회를 일반 업소로 인식하는 오류를 시정하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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