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금태섭 전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제공: 금태섭 캠프) ⓒ천지일보 2021.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금태섭 전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제공: 금태섭 캠프) ⓒ천지일보 2021.2.4

국민의힘, 15일부터 토론회 시작

琴‧安, 19년 전 유권해석 놓고 충돌

선관위 “이번 사안에 적용 아니다”

서울시 공동운영 논의도 변수 될 듯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단일화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국민의힘이 15일부터 시작되는 토론회로 주도권을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금 전 의원은 안 대표를 겨냥해 “안 대표는 토론을 하자더니 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얘기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안 후보와 제가 15일에 토론하자고 서로 합의한 바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당 측은 이날로 예정된 TV토론이 일정을 하루 앞둔 전날 무산된 상황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방송사 주관 TV토론을 1회만 허용한다”고 했다.

이어 “다 받아들이라고, 원하는 대로 해주라는 게 안 대표 생각이었다”면서 “금 전 의원 측에서 15일 방송 토론을 원한다면 국민의힘과의 정치적 부담을 지겠다고까지 하고 양보해 드린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선관위 관계자는 “비슷한 질의 회답 선례가 있지만, 이번 사안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사자들이 구체적으로 질의해야 새로운 회답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2002년 대선 당시 KBS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TV 토론 중계방송이 선거법 위반인지 질의했고, 선관위는 “중계방송 형식으로 1회에 한해 방송할 수 있다”고 회답한 상황이었다.

안 후보 측은 이를 근거로 금 후보와 한 차례 TV 토론을 하고 나면 국민의힘 후보와의 최종 단일화 단계에서는 TV 토론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주장을 폈다.

금 전 의원은 “선관위 입장은 안 대표와 제가 한 번만 방송토론을 해야 된다는 게 아니고, 20년 전에 이러한 사례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안 대표와 제가 방송토론을 했다고 해서 국민의힘 후보와도 못 한다는 입장도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2.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2.15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4월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야권 후보의 단일화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혼자 살려다가 모두 죽을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두의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필승 전략”이라며 “행여나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존 (또는) 공멸의 상황”이라고 했다.

제3지대의 토론회가 무산된 상황에서 15일부터 총 4차례에 걸친 국민의힘 후보 간 TV 토론회를 통해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TV 토론회는 15일과 18일, 22일 각 후보 간 1대 1 토론으로 진행되며, 24일은 4명의 후보 모두가 참여하는 합동토론회로 진행된다.

특히 1대 1 토론은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회 방식을 차용해 토론 자료와 격식 없이 후보들이 모두 서서 토론을 벌이는 ‘스탠딩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토론회가 끝날 때마다 1000명의 당원으로 구성된 시민평가단이 매긴 점수로 승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서울시 공동운영 논의도 야권 단일화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민의힘 나경원·오세훈 예비후보와 안 대표가 연립시정, 또는 공동 운영 방침을 두고 샅바 싸움을 시작했다.

안 대표는 “제가 작년 12월 21일에 말씀드렸던 서울시 연립지방정부 구성안은 야권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것”이라며 “야권의 유능한 인재들을 널리 등용해서 서울시의 문제들을 제대로 풀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서울시 공동 운영에 대해 “성공적인 단일화로 선거에서 승리하면 서울시 공동 운영은 당연히 실천해야 할 기본 과제”라고 했고, 오 후보 또한 “서울시를 함께 힘을 모아 공동 운영하는 형태의 단일화가 된다면 유권자들 입장에서 기대해볼 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도층의 민심을 끌어오기 위해 국민의힘 후보들은 서울시장 당선 이후 서울시정 공동운영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안 대표는 최종 후보가 선출되기 전 국민의힘 지지층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후보에 비해 당세가 약한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 간 신경전은 날이 갈수록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개인 지지율은 좀 높지만, 당세가 강하진 않다”며 “국민의힘 후보들은 부담 없이 던질 수 있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입장에선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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