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준비위 해체' 요구..학교측 "의결번복 불가"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법인화 반대를 주장하며 서울대 행정관을 나흘째 점거하고 있는 학생들이 '본관을 비우면 대화하겠다'는 총장 제안을 거부하고 점거농성 계속하기로 했다.

총학생회는 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이 오랜 시간 논의한 끝에 만장일치로 점거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회견문에서 "총장은 불법 운운하며 지금 사태에 책임을 하나도 지지 않으려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며 "법인 설립준비위를 해체하고 법인화를 전면적으로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총학생회는 본부의 2차 답변서 제출 기한을 3일 정오로 정했다.

이지윤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현재 본부의 학사과와 복지과는 정상업무를 하며 재무과 등 필수 업무를 하는 교직원은 사무실에 드나들 수 있게 했다"며 "본부 점거로 대학행정이 마비됐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본부 측은 학생들의 요구가 서울대나 총장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는 입장이다.

남익현 서울대 기획처장은 "법인 설립준비위 해체는 곧 법인화법 폐지를 의미한다"며 "이는 "서울대 차원을 넘어 국회에서 다뤄져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남 기획처장은 "학생들은 총장이 법인화법을 재논의하라는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리 총장이라도 법인화법을 추진하기로 한 평의원회 의결을 번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총장 면담이기에 진정성을 가지고 제안했던 것"이라며 "대화 자리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등록금 문제 등을 토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연천 총장은 1일 학생들의 면담 요구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2일 정오까지 점거를 풀면 그날 오후 3시 학생 대표와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달 30일 교내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비상 총회를 연 결과 1천700여명이 법인설립 준비위원회 해체 요구에 찬성하자 그날 오후 11시15분께 총장실을 기습 점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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