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연휴 사흘째인 13일 오후 서울역에서 귀경객들이 짐을 들고 승강장을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2.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연휴 사흘째인 13일 오후 서울역에서 귀경객들이 짐을 들고 승강장을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2.13

설 연휴 막바지 ‘늦은 귀성객’에

고향길 대신 여행길 나선 시민도

서울역 방역 철저 ‘수시로 점검’

[천지일보=양효선·홍보영 기자] 설 연휴 사흘째인 13일 지난해와 같았다면 귀경객이 몰릴 시기임에도 서울역 매표소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역귀성했다가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기 위해 매표소 앞에 길게 줄 선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설 선물 등을 손에 든 귀경객의 모습은 드문드문 보였다.

유례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설 명절을 맞은 탓인지 부모와 자녀 등 가족단위 귀경객보다는 홀로 귀경길에 나선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평소 풍경과 다름없는 모습은 설 선물 꾸러미와 짐을 들고 분주히 오가는 사람이 있어 그나마 명절 분위기를 실감하는 정도였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설 연휴 막바지인 13일 오후 서울역 철도 관계자가 열화상카메라로 입장객 온도를 체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2.13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설 연휴 막바지인 13일 오후 서울역 철도 관계자가 열화상카메라로 입장객 온도를 체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2.13

열차 이용객 중에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로 고향과 친척 댁을 누가 방문할 지 미리 정해 다녀온 귀경객도 있었다.

대합실에서 혼자 집으로 발길을 옮기던 안미빈(29, 여)씨는 할머니 댁에 5인 이상 모이지 못해 큰삼촌 가족 따로 다녀오고 작은 삼촌 가족이 따로 다녀온 뒤에 자신이 혼자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역 조치로 제주도에 홀로 계신 어머니를 뵙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설 연휴 제주도에 어머니를 뵈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제주시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설 연휴 되기 3일 전에 받고 음성이 나와야 출입허가를 해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결국 제주도에 가지 못 했다는 게 안씨의 설명이었다.

느지막이 고향을 찾아가는 귀성객도 있었다.

갑상선 암 진단을 받고 휴직해 치료받고 있다던 임귀성(30, 남)씨는 “휴직 중이라 시간도 많은 편이어서 지금 고향에 내려간다”며 “그 동안 혼자여서 잘 챙겨 먹지도 못했는데 부모님 댁에 내려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푹 쉬다 올라올 예정”이라고 기쁜 내색을 비췄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설 연휴 막바지인 13일 오후 서울철도역 입구 앞에 열화상 카메라가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21.2.13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설 연휴 막바지인 13일 오후 서울철도역 입구 앞에 열화상 카메라가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21.2.13

대합실에는 고향에서 돌아오거나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이 아닌 여행을 가는 시민도 여럿 보였다. 이들은 커다란 짐 가방을 챙겨 탑승장으로 향했다.

김이진(가명, 20대 후반, 여)씨는 “남은 설 연휴에 국내 여행을 가보고 싶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귀성·귀경객과 여행객 등이 서울역을 방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전체적인 열차 예매율은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열차 예매율은 상행선 전체가 89% 정도였고, 하행선 전체는 48% 정도였다.

이용객 등이 줄었지만 서울역에선 철저한 코로나19 방역이 계속 진행됐다. 역사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카메라로 체온 측정이 이뤄졌다. 또 군데군데 거리두기를 해달라는 안내문이 설치됐다. 역사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역사 안을 수시로 점검했다.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지나가던 시민들에 온도를 들여다보던 코레일 직원 김미선(가명, 28, 여)씨는 “어제만 해도 서울역을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 오후가 되니 귀경객들이 조금 많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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