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CG) (출처: 연합뉴스)
北,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CG) (출처: 연합뉴스)

조용원 “간부들, 극도의 소극성·보신주의”

결정서 초안 작성 돌입… 회의 마무리 수순

전문가 “당대회 계획 전반적 재검토 후 지적”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사흘 차 전원회의를 열고 경제계획 수립·집행 과정에서 법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 이후 불과 한달만에 다시 전원회의를 개최해 연일 당 간부들을 다그친 것은 그만큼 북한 경제가 다급한데다 자신감이 결여돼 있는 모습이라 이를 위해 해이해진 ‘기강 다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경제 분야 위법행위에 법적통제 강화”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전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3일차 회의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인민경제계획의 수립과 집행과정에 대한 법적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가지는 중요성을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검찰 기관을 비롯한 법 기관들의 역할을 높여 인민 경제계획을 바로 시달하고 정확히 집행하도록 한다”며 “특히 경제활동에서 나타나는 온갖 위법 행위들과의 법적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해나갈 것과 모든 부문 모든 단위가 여기에 절대복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계획 수행에서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법은 제거하고 새로운 부문법을 제정·완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총비서가 의정 보고를 마친 뒤, 당 간부들의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토론에선 특히 경제 간부들이 목표 미달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계획을 과도하게 낮춰 설정하는 것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나왔다.

조용원 당 비서는 경공업 부문에서 인민 소비품 생산 계획을 전반적으로 낮춰놓은 문제, 건설 부문에서 당 중앙이 수도 시민과 약속한 올해 1만 세대 살림집 목표를 감히 낮춰놓은 문제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꾼(간부)들이 극도의 소극성과 보신주의에 사로잡혀 당 대회 결정도, 인민 앞에서 한 서약도 서슴없이 저버리고 있다”며 “절대로 묵과할 수 없는 총비서 동지의 사상과 의도를 반대해 나선 반당적, 반인민적 행위”라고 질타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일 당 전원회의를 개최했으며, 사흘차인 이날 부문별 협의회를 열고 결정서 초안 작성에 돌입했다.

김정은
김정은 "경제활동 위법행위와의 법적 투쟁"…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3일차 회의를 이어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이날 회의에서는 경제계획 수립·집행 과정에서 법적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1.2.11

◆5개년 계획 관철 위한 ‘군기 잡기’

대북제재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이 겹친 가운데 아직까지 자력갱생 외에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간부들의 기강 해이까지 이어지자 북한은 당 대회에서 내세운 새로운 5개년 계획 관철을 위해선 초반부터 강력한 통제의 필요성이 요구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대회 마친지 한달만에 이렇게 길게 회의를 이어가는 모양새는 북한 경제가 어렵다는 걸 방증하는 부분”이라면서 “한마디로 군기 잡기다. 어쨌건 이 사람들이 북한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고 중심인데, 경제난을 극복하고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다잡기를 우선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자력갱생은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대하는 효과들이 나오기가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뭔가를 해보려고 하니 쉽지 않은 것”이라면서 당 대회에서 내세운 새 경제발전 계획을 수립한 것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간부들에 대한 통제 강화로 경제난을 이겨내고 민심을 수습하는 등 정권, 즉 김정은 체제가 흔들리는 걸 막아보겠다는 건데 갈수록 악화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이 과감하게 결단을 해야 한다. 핵 부분을 명료하게 해결하고 국제사회에 나와야 경제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넘어서지 못하면 중국에 예속화하거나 외부 지원을 받는 것으로만 연명하는 등 결국 북한 주민만 악순환의 고리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용원, 경제간부 보신주의 신랄 비판…
조용원, 경제간부 보신주의 신랄 비판…"주요경제지표 한심하게 설정"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3일차 회의를 이어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이날 회의에서는 경제계획 수립·집행 과정에서 법적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의에서 발언하는 조용원 당 비서.2021.2.11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