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에 가계대출 폭증… 1월 ‘역대 최대’ 7.6조↑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전셋값 상승, 주식투자 열풍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역대 1월 중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당국과 은행의 ‘가계대출 조이기’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96조 4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7조 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12월 증가액보다 9000억원 많고 2004년 통계작성 이래 역대 1월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한 달 사이 5조원 증가했다. 6조 3000억원인 12월보다는 적지만 1월 증가액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다만 전세 자금폭은 2조 8000억원에서 2조 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도 전월 대비 2조 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말 당국과 은행의 신용대출 집중 규제로 12월 증가 폭이 4000억원까지 줄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3조원 가까이 뛴 것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체 1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10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증가 폭이 8조 8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조 3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는 7조 9000억원 뛰어 전년 말 대비 8.5% 증가했다.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5조 8000억원, 신용대출은 3조원 늘었다.

기업대출은 1월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986조 3000억원으로 12월보다 10조원 증가했다. 1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2014년 1월 10조 9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이 한 달 새 6조 6000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1월 증가 폭으로는 역대 기록이다. 대기업 대출은 3조 3000억원 늘었다.

1월 중 은행 수신 잔액은 1925조 5000억원으로 12조 1000억원 감소했다.

수신 종류별로는 언제든지 빼서 사용할 수 있는 단기자금 성격의 수시입출식예금이 14조 8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기업자금 인출 등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기예금은 가계·지방정부 자금을 중심으로 4조 4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34조 3000억원 급증했다. 연말 자금 확보를 위해 인출된 법인자금이 다시 예치되고 은행과 국고 자금 등도 유입되면서 머니마켓펀드(MMF)는 27조 8000억원 늘었다.

채권형 펀드와 주식형 펀드도 법인자금 유입과 증시 호조로 인해 각각 4조 1000억원, 1조 7000억원 증가했다.

국고채(3년) 금리는 1월 말 기준 0.97%, 이달 9일 기준0.99%다. 국고채 공급 확대 예상과 국내외 경제지표 개선, 주요국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고채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