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재작년인 2009년 6월 로스엔젤레스 타임즈 기사에 보도된 카디자 윌리암스(당시 18세)는 12년 동안 가난한 엄마를 따라 12군데의 호텔, 쉼터 등 마약상과 매춘녀의 위험한 거리를, 단벌신사에 여행가방도 하나 없이 쓰레기 봉지에 짐을 넣어가지고 떠돌아다니면서 살아야 했던 한 흑인 소녀다. 공부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에 척박하고 배고픈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었지만, 그녀는 배우는 길만이 그녀의 인생을 바꿔줄 것이라 믿었고 절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 끈질긴 자신과의 싸움의 결과 그녀는 당당히 하버드 대학에 합격했다.

필자도 장학금을 받은 시기가 2009년 그 해 여름인데, 예술장학금 신청을 하고나서 인터뷰를 본 후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당시 이 흑인소녀에 대한 기사를 오려서 벽에 붙여 놓고 힘을 얻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소녀가 고단한 삶을 이겨내고 공부하는 그 자세가 대단한 끈기이고, 어려운 삶을 뒤로 하고 책에 희망을 건, 그 아름답고 용기 있는 영혼에 감동을 받아서였다.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질 때마다 이 기사를 읽었고, 나는 그래도 이보다는 나은 환경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재차 희망을 심으며 열심히 도전했다.

카디자 윌리암스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을 짊어지고 살았다. 위험하고 힘든 고단한 삶이 계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이 자신의 삶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가 9살이었을 때 받은 99%의 시험결과가 그녀의 삶 전체를 바꾸어 줄 유일한 희망으로 다가오면서 그녀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꿔 준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생긴 배움에 대한 열정은 더더욱 포기 할 수 없는 열정으로 커져만 갔다. 기특하고 영리하게도 가난과 힘든 고생이 열심히 노력하는 그녀 자신마저 바보로 만들지는 못한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 깨달은 것이다.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고 배가 고픈 상황에서도 그녀의 손에는 언제나 책이 들려져 있었고, 한 순간도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 책이 자신의 운명과 미래를 바꾸어 줄 유일한 희망이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희망대로, 이제 그녀는 하버드의 그늘 아래 좀 더 안정된 환경에서 자신이 바라던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이 환경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그리고 앞으로 자신도 더 많이 배우고 더 똑똑해져서 사회에 이바지 하는 학자가 되고 싶다고 가슴 벅차해 하며 열심히 수학하고 있다.

환경이 어렵다고, 힘들다고 해서 그것이 결코 실패의 핑계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런 예를 통해 잘 엿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엔 조건이 다 갖추어져 있는데도 오히려 여러 가지 이유로 작은 어려움조차 힘들어 하며 이겨내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예가 극복사례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난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양한 형태로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는 사람들만이 진정한 승리자가 아닐까.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아내어 역경을 뛰어넘는 그 초인적 능력과 그러한 극복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대접하고 있는 이 미국 사회를 볼 때, 미국이 왜 짧은 시간 내에 큰 나라로 급속도로 성장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미국은 피부색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주어지는 이 ‘교육의 기회’가 곧 모두의 미래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본을 통해 보여주면서 그들의 성공 신화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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