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포스터. (제공: 스위트홈) ⓒ천지일보 2021.2.8
스위트홈 포스터. (제공: 스위트홈) ⓒ천지일보 2021.2.8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미국 CNN 비즈니스가 지난 4일 넷플릭스의 아시아 성장을 견인한 주요 요인으로 한국 드라마를 언급했을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 콘텐츠 업계를 향한 세계적인 관심이 뜨겁다. CNN 비즈니스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킹덤’을 비롯한 K-콘텐츠가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성공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지난해 K-콘텐츠의 아시아 지역 시청률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매체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넷플릭스가 아시아 지역 콘텐츠에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300억원)를 투자했으며 한국과 일본·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투자를 2배로 증대할 계획임을 언급했다. CNN에 출연한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동남아시아, 호주 및 뉴질랜드 콘텐츠 총괄 VP는 “현지 콘텐츠가 아시아에서의 사업 성장에 중요 요인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인 ‘킹덤’ ‘스위트홈’ 등 다양한 K-콘텐츠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글로벌 OTT를 통한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과 지속적인 투자 ▲한국 웹툰의 폭발적인 성장 ▲코로나19로 인한 실내 엔터테인먼트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맞물리는 ‘핀볼 효과’를 통해 한국은 세계적인 콘텐츠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핀볼 효과를 통한 경제 성장이 가장 뚜렷한 곳은 단연 제작업계다. 실제로 국내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12월에만 주가가 15% 급등했다. 이와 같은 상승세의 배경에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스위트홈’의 흥행이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스위트홈’은 작년 12월 공개 후 4주 동안 전 세계 2200만 유료 구독 가구가 시청하며 넷플릭스 4분기 실적 발표의 성공 사례로 언급될 만큼 세계적인 콘텐츠로 부상했다. 이와 같은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4분기 판매 매출액이 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6% 성장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중소규모 제작사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위지윅스튜디오, 키이스트, NEW, 덱스터, 에이스토리 등 콘텐츠 제작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33%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 제작에 참여한 위지윅스튜디오는 그간 쌓아온 시각특수효과(VFX)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의 VFX 부문을 수주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소 콘텐츠 제작사에 닿는 낙수효과와 관련해 국내 증권사 연구원은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한국 미디어 및 콘텐츠 사업의 주가가 더욱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영상화된 지식재산권(IP)의 흥행이 원작에 대한 소비 욕구를 증대시키면서 IP 바탕 콘텐츠 시너지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 웹툰 원작의 넷플릭스 ‘스위트홈’의 글로벌 흥행에 관해 “‘스위트홈’ 방영 이후 네이버 웹툰에 대한 글로벌 방문자 수가 증가했고 다양한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는 것을 관측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웹툰의 성공에 힘입어 최근 네이버는 약 6억 달러(약 6615억원)를 투입해 세계 최대 웹 소설 플랫폼 ‘왓패드(Wattpad)’를 인수했다. 웹툰뿐 아니라 웹 소설 분야에서도 ‘제2 스위트홈 신화’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반대로 한국 웹툰에 대한 영상 제작 요청이 해외로부터 쇄도하며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온라인 청원사이트에 게재된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달라는 청원이 지난달 31일 기준 총 17만 9000여명의 동의를 받은 것이다. 이 웹툰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으며 국내 콘텐츠 기업 DMC미디어는 해당 웹툰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추진 중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뉴딜 시대의 시작과 함께 K-콘텐츠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적 요소를 넘어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며 “글로벌 OTT를 포함해 K-콘텐츠의 수출 활로가 더욱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슈퍼 IP 발굴 및 장르 간 세계관 확장 등의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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