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정부가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 등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지역경체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모임을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한 신천지 교회 주변은 상권이 죽고 있다. 특히 수천명의 신도가 출석했던 교회 인근 상권피해가 심했다. 지난 4일 광주 북구 오치동 신천지 교회 주변이 한적한 가운데 임대 문구를 달아놓은 상가들이 눈에 띈다. ⓒ천지일보 2021.2.7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정부가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 등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지역경체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모임을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한 신천지 교회 주변은 상권이 죽고 있다. 특히 수천명의 신도가 출석했던 교회 인근 상권피해가 심했다. 지난 4일 광주 북구 오치동 신천지 교회 주변이 한적한 가운데 임대 문구를 달아놓은 상가들이 눈에 띈다. ⓒ천지일보 2021.2.7

과천 지역

“신천지로 인해 피해 본적 없어”

“교회 폐쇄 후 매출 절반이하로”

“신천지 신도라도 많이 왔으면”

 

대전 지역

“몰려나오는 신도 보고 싶어”

“가게 매출 80~90% 올려줘”

“다 무죄던데 왜 죄인 취급”

 

대구 지역

“주변 상권 도움 준 것 사실”

“지금은 배달에만 의지해”

“정말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광주 지역

“수년간 봤지만 바른 사람들”

“코로나가 이상한 사람 만들어”

“봉사 많이해 주변 깨끗했다”

 

인천 지역

“신천지 교인들 도움이 컸다”

“발길 끊겨 생동감 잃은 거리”

“예의 바르고 친절한 사람들”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아무런 경고음조차 없이 갑자기 터져버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중심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지난 5일 평소 수많은 사람들이 오갔을 이곳에는 ‘코로나 확진자 다수 발생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라는 현수막만 휑하게 걸려 있었다.

지난해 2월 신천지 대구 교인(31번)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신천지 대구교인을 중심으로 연일 수백명씩 확진자가 쏟아졌다. 대통령부터 일상생활하라던 때에 갑자기 생긴 집단확진에 국민들도 당사자인 신천지 교인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천지 측은 지난해 2월 이후 지금까지 대면예배를 한 차례도 열지 않고 각종 모임이나 회의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교회와 부속기관 1100곳은 폐쇄된 이후 사람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 대구교회를 비롯한 교육생을 제외하고 방역당국이 밝힌 신천지 교인은 25만여명이다. 수천명 많게는 수만명씩 오가던 이곳 교회의 주변상권도 직격타를 맞으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상인들과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전국 대도시 중심으로 신천지 교회 주변상가를 둘러봤다.

◆대구, 피해 장기화 “예전이 그리워”

[천지일보=송해인 기자]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무진(가명, 69, 남)씨는 “장사가 잘되다가 코로나 터진 후로 타격을 크게 입어 사실 신천지 교인에 대해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1년이 다 돼가는 지금은 원망하는 마음도 없다. 무죄 판결이 났으니 차라리 교회가 문을 열고 다시 장사가 예전처럼 잘됐으면 좋겠다”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

교회가 문을 닫은 후 주변 상가 주인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이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안영미(가명, 35, 여)씨도 “코로나 터지고 원망도 하고 속도 많이 상했다”며 “교회가 문 닫은 뒤 주변은 보다시피 이렇고 지금은 배달에만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김지은(가명, 50, 여)씨는 “교회와 가까운 가게라는 이유로 동네 주민들이 외면했다”며 “사람은 없는데 월세와 공과금은 계속 나가고 있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교회가 주변 상권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힘든 삶이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천지일보 대구=남승우 기자] 19일 오전 대구 남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건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0.12.19
[천지일보 대구=남승우 기자] 19일 오전 대구 남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건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0.12.19

◆‘본부’ 과천 “폐쇄 후 매출 반토막”

[천지일보=이성애 기자] 신천지 본부가 있는 과천시 별양동 이마트 주변 상가도 비교적 한산했다. 과천 음식점 주변에는 코로나에 대한 대응으로 ‘철저한 소독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과천시 별양동에서 몸바른관리실을 운영하는 봉예림(50대, 여)씨는 신천지교회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신천지 교인이라는 소문이 나 가게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강남에서 오는 고객들도 과천에 신천지 본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곳을 찾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신천지 교회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답한 종업원들도 있었다. 과천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본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신천지 교회로 인한 피해를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음식점에서 일하는 종업원 A씨도 “신천지 교회로 인한 큰 피해는 없었지만, 신천지 신도들이 오지 않아 매출이 50% 이상 떨어졌다”며 “코로나와 관계가 없다면 신천지 신도라고 해도 손님이 많이 오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교회 덕봤다”던 광주도‘ 썰렁’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광주광역시 북구에 있는 신천지 광주교회 또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예배·집회·모임을 코로나 종식 때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합니다’라는 현수막만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신천지에서 단일 교회로는 최다 규모의 교인들이 있는 광주교회도 1차 대유행 이후 문을 닫고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웬만한 소도시 규모에 이르는 인원이 오갔던 이곳 주변 상가는 예전이면 평일에도 교인들로 북적북적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썰렁하기만 했다. 한때 카페였던 곳으로 보이는 여러 상가 유리창에는 ‘임대’라는 큼직한 문구가 붙어 있어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듯했다. 줄줄이 이어진 임대상가 사이에는 문이 잠긴 곳도 군데군데 보였다.

오래된 주택이 많은 광주 신천지교회 주변은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지 주변 거리에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길을 가던 한 주민은 “신천지교회가 오치동 일대의 쓰레기 수거 봉사를 했는데 지금은 거리정화도 안 되는 것 같다”며 쌓인 쓰레기더미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5일 신천지 대전교회 주변 상가들의 문이 닫혀있고, 인적이 드물다. ⓒ천지일보 2021.2.7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5일 신천지 대전교회 주변 상가들의 문이 닫혀있고, 인적이 드물다. 건물 전체를 임대로 내놓은 곳도 눈에 띈다. ⓒ천지일보 2021.2.7

동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지영(가명, 45)씨는 “신천지교회가 문을 닫자 이미 가게를 접고 다른 곳으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지금은 죽은 도시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교인들이 나오는 수요일, 일요일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교회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커피숍, 식당 등이 꽤 장사가 잘됐었다”며 “코로나가 종식돼 교회가 빨리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수집을 운영하는 김성영(59, 문흥동)씨는 “코로나 이후 신천지교회를 뉴스에서 이상한 집단이라고 했지만, 장사하면서 수년간 지켜봤다”며 “다들 표정이 밝고 예의가 바른 사람들이었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교회 맞은편 한 건물은 1층 전체가 비어있었다. 바로 뒤 주택에 사는 김태영(56, 남)씨는 “경기침체에 따른 어려움도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이웃 교회가 문을 닫게 되어 장사가 안되니 누가 비싼 월세 내고 장사를 하겠냐”며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7년째 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한이슬(가명) 사장은 “코로나 이전엔 장사가 엄청 잘됐었다. 언제나 예의 바르고 참 착한 사람들이었는데 코로나가 이상한 사람들로 만들어 놨다”며 “이 일대 상권이 완전히 죽었다. 코로나 이전 바빴던 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김철수(가명, 55, 남)씨는 “신천지교회 일대 식당 50%가 가게 문을 닫거나 영업을 하지 않는다. 비싼 임대료를 매달 감당하는 게 힘들뿐더러 아예 사람이 없다”며 “이 나이에 다른 직장으로 갈 데도 없고 교회 사람들 덕을 많이 보고 자리도 잡게 됐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에서 도움을 많이 준다. 가까운 곳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배달을 가지만 멀리 사는 사람은 교회에서 한달에 한 번 일괄 배달도 해 준다”며 “‘착착캠페인(착한소비, 착한기부라는 뜻으로 지역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신천지자원봉사단이 주체)’에 기부도 된다고 하니 교회에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학생들이 캐리어를 갖고 들어오면서 ‘저 이제 시골로 갑니다’ ‘저 이사 갑니다’라고 하며 인사하고 갈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매상이 50%이상 줄어 정신을 다시 가다듬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광주 신천지교회 관계자는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 방역지침에 따라 지금까지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 등 행정명령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신천지교회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2월부터 1년 동안 9명 발생했다. 이후에는 확진자가 전혀 없고 광주시 방역당국의 교회폐쇄 명령은 해지됐다. 하지만 신천지 광주교회 자체적으로 폐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최근 안디옥교회, 일곡중앙교회, 사랑교회, 성림침례교회, 청사교회, BTJ열방센터, TCS국제학교(북구 빛내리교회 운영), G-TCS(광산구한마음교회) 등에서는 방역수칙 위반 등으로 인한 집단감염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어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폐쇄된 광주교회 앞에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예배, 집회, 모임 등의 활동을 코로나 종식 때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플래카드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1.2.7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폐쇄된 광주교회 앞에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예배, 집회, 모임 등의 활동을 코로나 종식 때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플래카드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1.2.7

◆인천 “신천지교인들 도움 컸다”

[천지일보=김미정 기자] 코로나로 인천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인천교회 인근 거리는 생동감을 잃었다. 시민들도 감염병으로 인한 한산함을 느끼는가 하면,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일부 점주들은 신천지 교인들의 발길이 끊겨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교회 근처 버스를 기다리던 김성만(가명, 71)씨는 “요 앞 거리에 늘 가방을 든 신천지 교회 신도들로 가득했는데 요즘은 거리가 썰렁하다”며 “예전에는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늘 줄을 서서 기다리곤 했다. 지금은 정류장도 한산한 편”이라고 전했다.

인천교회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최미현(가명, 48)씨는 “코로나 이전 꾸준히 발생하는 매출로 매달 적금을 넣었는데, 지금 보니 신천지교회 교인들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최씨는 “당시 주변에 다른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을 봤고, 코로나가 터진 후 나도 신천지 교회에 대한 원망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신천지 교인들처럼 예의 바르고 친절한 사람들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신천지를 욕하던 교회도 코로나에 감염됐지만 정부를 헐뜯고 비협조적인 모습을 많이 봤다”며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 신천지 교회가 문을 열어주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코로나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신천지 인천교회 관계자는 “교회발 교인 확진자 0명 유지를 위해 비대면 예배로 진행하고 있고, 성도와의 모임도 금지하고 있다”며 “코로나를 해결할 수 있는 백신이 빨리 개발되고 치료제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 “천사들이 다시 나타나길”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신천지 대전교회도 주변 상가들의 문이 닫혀있고, 인적이 드물다. 건물 전체를 임대로 내놓은 곳도 있고 여기저기 임대라고 써붙인 곳이 눈에 많이 띈다.

“마치 천사 같았어요. 예배나 모임을 마치고 막 몰려나오는 모습이 눈물나게 그립다니까요. 무엇보다 가게 매출 80~90%를 신천지 교인들이 올려줬기 때문에…, 지금은 희망이 없고 교회가 다시 문 열기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어요.”

신천지 대전교회 주변에서 십여년째 문구점을 운영하는 김영민(가명, 67, 용문동)씨는 이같이 심정을 토로했다. 김 사장은 이어 “사람들이 아무리 욕하고 TV에서 안 좋게 보도를 해도, 난 그분들을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잘 되기만을 바랐는데, 이번에 다 무죄로 나왔더라”고 말했다. 또 “그런 걸 가지고 죄인 취급하고 그게 뭐냐”며 “도대체 나 같은 사람들(자영업자)은 다 망할 지경이 되구 말이지”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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