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 교회 ↑ ‘모순’
지역주민도 반대해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오늘날 한국교회는 점점 대형화 되어가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꼭 크게 지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는 한국교회 건축의 문제점에 대해 집중분석해봤다.
최근 교계지를 보면 ‘교회건축 세미나’ 광고를 종종 볼 수 있다. 월간교회건축은 6월 2일부터 국민일보 주최로 경기‧호남‧경남 등지에서 ‘교회건축 자문위원 특별세미나’를 개최한다.
앞서 지난달 2일 월드미션성전건축운동본부(대표 한요한 목사)는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성공적인 교회성장을 위한 특별금융상담세미나를 실시했다.
이날 한요한 대표는 “일반건축은 자기 생활의 편리함과 이익을 추구하지만 주님의 몸된 성전건축은 하나님의 영광과 성령님의 임재가 있는 건축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교회 현 건축시스템을 볼 때 정말 ‘하나님의 영광’이 목적인지는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교회의 대형 건축으로 인해 지역주민에게 반목을 사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은 “교회가 대형화돼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늘날 대부분의 교회건축은 지역주민이 반대하고 이웃에게 위화감을 조성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는 현재 교인 수가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교회 수는 점점 더 늘어날 뿐더러 대형화돼 가고 있으니 문제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교회건축에 지출되는 막대한 예산이 교인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어 이에 대한 부담감으로 교회를 떠나는 사람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 서초구에 건축 중인 유명 대형교회 S교회의 한 교인은 “원로목사가 담임할 때의 순수한 말씀 중심 목회가 아닌 교회건축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다”며 교회를 떠난 사례가 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반면 불교 사찰이나 천주교 성당은 개신교처럼 외형적인 건물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일 강남향린교회 목사는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 불신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굳이 교회를 크게 지을 필요는 없다”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전건축이 되려면 지역주민에게도 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개신교에서 보기 드문 한 사례가 있다. 이찬수 목사가 시무하는 분당우리교회는 2002년 창립해 지금까지 출석교인 1만 3천여 명에 달하며, 주일 예배를 5부로 나눠서 할 만큼 성장했음에도 아직까지 교회 건물이 없다.
이 목사는 이웃교회와 싸우면서 교회를 개척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판단해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에 위치한 송림고등학교 강당을 빌려 현재까지 예배를 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