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자 출신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잡은 북한 실화 영화 <겨울나비>는 지금도 식량난으로 굶주리는 북한의 현실을 98년 일어난 실제 사건으로 재구성했다. (사진제공: 웃기씨네)

탈북자 출신 김규민 감독, 시나리오ㆍ연출 도맡아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화 바탕의 영화가 오는 23일 개봉될 예정이다.

탈북자 출신의 김규민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영화 <겨울나비>는 북한의 식량난으로 인해 안타깝게 비극을 맞은 한 모자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구성됐다.

영화는 북한에서 직접 사건을 목격하고 들은 김 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박소연, 정승원(아역) 두 배우의 물오른 연기가 더해져 실감나게 재구성됐다. 김 감독이 탈북하기 전에 살던 곳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배경으로 삼았다.

나무를 해다 팔며 병든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11살 가장 진호. 진호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엄마가 죽어 자신이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지는 것이다. 어느 날 친구 성일의 문제로 엄마와 다투게 된 진호는 혼자 산에서 나무를 하다 사고를 당하고 길을 잃게 된다. 엄마는 산으로 경찰서로 진호를 찾아 나서지만, 진호를 찾지 못한다.

진호는 그렇게 며칠 동안 배고픔과 추위 속에서 길을 헤매다 무사히 산을 내려온다. 집에는 사랑하는 엄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에 달한 배고픔으로 모성애까지 상실된 엄마는 결국 끔찍한 일을 저지른다.

김 감독은 “영화는 실제 사건의 70% 정도를 그대로 구사한 것”이라며 “이것이 북한의 현실이고 지금도 공개되고 있지 않을 뿐 엄청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의 원래 제목은 <모자(母子)>였다. 하지만 꽃을 찾는 나비가 춥고 먹을 것 없는 겨울을 나는 것을 상상하며 제목을 <겨울나비>로 수정했다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엄마 역의 박소연은 “배고픔을 실제로 느꼈을 때의 감정을 연기하고자 촬영 전 되도록 먹지 않았다”며 남다른 연기 열정을 밝혔다.

▲ 영화의 원래 제목은 <모자(母子)>였다. 하지만 감독은 꽃을 찾는 나비가 춥고 먹을 것 없는 겨울을 나는 것을 상상하며 제목을 <겨울나비>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웃기씨네)

어린 나이에도 감정 처리가 탁월해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 정승원 군은 “북한의 현실을 그냥 어렵다고만 알았는데 실제로 연기를 하면서 더 자세히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들어 탈북자 출신 감독의 두 번째 개봉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겨울나비>는 독립극장을 비롯해 여러 중소규모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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