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면 천지일보 편집인.
이상면 천지일보 편집인.

세상은 참 요지경속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또 삼권(행정 입법 사법)이 분리되어 운영되는 자유민주공화국이다. 하지만 제 기능을 상실해 나라는 이미 만신창이가 된 지 오래다. 법과 기능은 욕심 앞에 처절하게 무너져 내렸고, 오직 거짓말을 ‘누가누가 잘하나’하는 거짓말 경연장으로 전락했다. 참과 진실은 힘을 잃고 다수가 위력으로 통치하는 말세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3.1독립선언서에서 선진들이 왜 “위력(威力)의 시대가 가고 도의(道義)의 시대가 온다”고 했는지, 또 ‘신천지(新天地)가 내(來)하도다’라고 했는지 작금에 나타난 현실을 통해 살펴보자.

사법부의 추태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해 사의를 밝힌 임성근 부장판사와의 면담이 있었고, 국회에서 탄핵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사의를 반려했다는 언론보도가 지난 3일 나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탄핵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임 부장판사가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임 부장판사 측은 김 대법원장이 국회 탄핵 논의를 언급하며 사의를 반려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을 4일 공개했다.

녹취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임 부장판사를 만나 “지금 (국회에서)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면서 “게다가 임 부장 경우는 임기도 사실 얼마 안 남았고 1심에서도 무죄를 받았잖아”라고 말했다.

행정과 입법 그리고 검찰과 경찰 등의 탈법과 불법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국민들에겐 면역력이 생겼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물론 그래선 안 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국민들이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은 법치국가의 최후의 보루(堡壘)라고 할 수 있는 사법부였다. 법이 공정하지 않다면 그 곳에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며,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말이 존재하는 이유다.

헌법 103조에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대한민국 법치를 두 어깨에 짊어진 수장의 입에서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발언이 나왔다는 데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 누구보다 사법권의 독립을 어떻게 수호해야 할까를 놓고 늘 고민해야 하는 장본인의 입에서 스스로 정치와 진영과 권력에 시녀 되기를 주저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셈이다. 1910년 일제 침략으로 인해 대한국민이 겪은 모욕과 치욕의 경술국치(한일합방) 못지않은 사법부 치욕의 날이 아닐 수 없다.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이고 정신이다. 이성과 분별의 눈으로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보다 더한 충격은 없었을 것이다.

금번 녹취파일 사태가 주는 또 다른 충격은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이며, 나아가 법관 상호 간의 불신으로 인해 상대 말을 녹음까지 해야 하는 사법부의 저질문화다.

다시 말해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 역시 추하고 악하고 부도덕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불신풍조가 만연한 세상이라 하지만 최후의 보루라 하는 사법부 지도층마저 자신들의 부끄러운 치부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현실에 소름이 돋는다.

금번사태로 선량한 국민들은 육법전서라는 법전을 생명처럼 여기며 법복을 입고 자부심을 가지고 자기 사명을 다해야 할 대한민국 법관들의 추태와 민낯을 봐야했고, 그 마음은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금번 사법부 사태는 수많은 사건과 같이 지나가는 하나의 해프닝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부패한 한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대표적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서다.

우리가 알 것은 육법전서와 같이 땅의 법만 있는 게 아니다. 종교와 신앙인들이 믿고 지키는 하늘의 법전인 성경전서도 있다. 이 땅과 세상에 속해 살아가는 사람은 바로 이 육법전서를 지켜야 하고, 법관은 그 육법전서에 근거해 판단하고 심판해야 한다.

‘우리의 시민권이 하늘에 있다’는 경서의 한 구절과 같이, 신앙인들은 바로 하늘의 법전인 성경에 의해 심판을 받게 되고, 또 한편으로는 몸이 세상에 있으니 땅의 법인 육법전서에 의해서도 심판을 받게 된다.

이 대목에서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법치국가에서 법은 유명무실해졌고 오직 위력과 거짓이 왕 노릇하는 세상으로 변질 됐다. 이는 우리의 생각과 정신을 지배하는 영성과 종교성이 무너진 결과라는 사실을 발견해야 한다. 영성은 곧 하늘의 생각이며, 하늘의 생각은 바로 하늘의 법전인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을 통해 형성된다.

하지만 그 어디를 봐도 하늘의 법을 아는 이가 없다. 즉, 하늘의 법이 있으나 마나 하니 땅의 법 또한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곧 자업자득이다. 그 결과 세상은 미쳐 날뛰는 존재들(Anti)이 있어도 미쳤다고 하지 않는다. 정교일치(政敎 一致)된, 불법화 된 세상의 입장에선 마치 계륵(鷄肋, 먹을 것은 없어도 버리기엔 아까운 존재)과 같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한 시대가 종말을 맞는 순간이며, 그 종말을 견인하는 장본인들이다.

이제 하늘과 땅이 혼돈(混沌)해 종말을 맞게 되니 새로운 세상이 와야 하는 게 순리며 이치가 아니겠는가.

섭리를 좇아 찾아온 새 시대는 반드시 이와 같은 부패한 시대를 먼저 있게 한 후, 부패 속에서 모두가 죽어갈 때, 살리는 희망의 새 시대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희망의 새 시대는 선조들이 예고했듯이 도의의 시대 곧 하늘의 법전으로 통치되는 진리의 시대를 의미한다면 믿겠는가. 눈을 크게 뜨고 보라. 이미 진리의 새 시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으니 말이다.

땅의 법은 죄로 죄인을 감옥에 가두고 죽이기 위한 것이라면, 하늘의 법(진리)은 죄로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을 이해하고 용서해서 살리기 위한 법이며, 이를 위해 진리 되신 예수님의 피 흘림이 있었으니, 무엇이 죄(罪)고 의(義)인지 분별할 때다.

낡고 쇠하여 없어져 가는 시대에 미련을 버리고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새 시대를 기쁨으로 맞이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시대적 명령이며 의무다.

ⓒ천지일보 20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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