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방문, 연설하는 바이든 대통령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 정책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 정책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돌아왔다"라고 선언하고 이어 "외교가 돌아왔다"라며 "이는 우리 외교 정책의 중심"이라고 밝혔다.

“동맹, 파트너들과 긴밀히 상의할 것”

전문가 “미군 재배치, 전략적 유연성 따른 것”

대중 견제 속 인도·태평양 지역 미군기지 강화 관측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 국방부가 5일(현지시간) 올해 중반까지 전 세계 미군의 배치 문제에 관한 검토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해외 미군 재배치 문제는 현재 2만 8500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커비 “올해 중반까지 마무리할 것“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국방부는 미군 주둔범위와 자원, 전략 등 전 세계 미군 배치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며 “정책 담당 차관이 합참의장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 검토를 진행하며 동맹, 파트너들과 긴밀히 상의할 것”이라며 “올해 중반까지는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국무부 외교정책 연설에서 “미군 주둔이 외교정책, 국가안보 우선순위와 걸맞게 국방부가 전 세계 미군 배치를 검토할 것”이라며 “검토가 이뤄지는 동안 독일에서의 미군 감축 계획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작년 7월 3만 6천명인 주독미군 중 3분의 1인 약 1만 2천명을 감축해 미국과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내놨는데, 일단 백지화한 것이다.

커비 대변인은 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감축 문제는 이번 검토와 별개로 진행되느냐’는 질문에 “해당지역에서 함께 작전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과 협의해 결정할 부분”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2월 탈레반과 체결한 평화협정을 통해 올해 5월까지 미군을 철수키로 했지만, 조건 불충족을 이유로 5월 이후에도 주둔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온 상태다.

WSJ, 주한미군 감축 옵션 관련 보도[서울=뉴시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미군기지 앞에서 관계자가 근무를 서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의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미군기지 앞에서 관계자가 근무를 서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의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 재배치 가능성도

바이든 행정부의 미군 재배치 검토는 전 세계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의지에 따른 것인 만큼 주한미군 재배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진아 한국구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문제는 공화당 조지 부지 전 대통령 때부터 나왔던 얘기다. 전 세계 주둔하는 미군을 어떤 식으로 운용할지 여부를 리뷰(검토)하는 것”이라며 “글로벌한 문제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도 한 축일뿐이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혀 주한미군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주한미군 감축설이 나돌기도 한데다 지난해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도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라는 문구가 삭제돼 언제든지 부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조성렬 국가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도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 국방부가 세계전략을 재편하고 해외 주둔 미군을 재조정하는 과정의 일환”이라면서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미국은 현재도 상시주둔보다는 일정 기간 주둔하는 순환배치를 늘려 병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쳐왔다”고 거들었다.

일각에선 미국이 그간 중국 견제에 우선순위를 두는 국방 전략을 취해온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보강하는 쪽으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은 “미국은 미군 문제를 동맹 복원에 중점을 두는 한편 이를 활용하는 측면이 있는데, 대중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군 기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전개가 될 것 같다”면서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다른 지역의 미군을 순환 배치해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을 보강하는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래픽] 주요국 미군 주둔 현황. (출처: 연합뉴스)
[그래픽] 주요국 미군 주둔 현황.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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