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미적’-野 ‘초고속’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거북이 vs 토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미디어전(戰)에 대비하는 모습을 우회적으로 비유한 말이 관심을 끈다. 민주당이 미디어 전략을 강화한 전략홍보본부를 신설하는 등 미디어전에 속도를 내는 ‘토끼’ 행보를 보이는 반면, 한나라당은 여전히 ‘무감각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거북이’ 걸음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6.2 지방선거와 4.27 재보궐 선거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효과를 톡톡히 봤다. 민주당이 전략홍보본부를 신설해 SNS 메시지 소통능력을 강화한 유비쿼터스 기능을 보강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민주당은 25일 박선숙 의원을 전략홍보본부장에 임명했으며, 산하조직인 유비쿼터스 위원장에 IT 전문가인 문용식 나우콤 대표를 영입했다.

문 위원장은 민주당을 ‘SNS정당·모바일정당’으로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인터넷방송 ‘아프리카 TV’를 통해 지난 2008년 촛불시위를 중계한 그는 “20년의 IT 기업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당을 민생 진보정당, 젊은 민주당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주당의 빠른 행보와 달리 한나라당은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당내에서 ‘쇄신 바람’이 불고 있다고는 하지만 미디어 전략은 오리무중인 셈이다. 한나라당 이학만 온라인 대변인은 30일 기자와 만나 “한나라당은 친(親)미디어적 사고가 부족하다. SNS 확산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촛불 정국을 예로 들며 “촛불을 무서워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촛불이 사라졌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라며 “10년 전 촛불정국 중심에 있었던 ‘2030세대’가 지금의 ‘3040세대’라는 사실을 아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SNS를 통해 국민의 소리를 듣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172석 가운데 4%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는 “미디어 선거는 ‘쓰나미’보다 더 빠르고 무섭게 다가올 것”이라며 “오프라인 선거에서 마이크를 잡고 유세차를 타는 시대는 끝났다”며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전·월세 문제나 반값등록금 등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다면 표로 심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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