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2.4 

정상 간 32분 첫 통화

바이든 취임한지 14일만

“포괄적 대북전략 함께 마련”

한미동맹, 역내 평화·번영 핵심

코로나19 진정되는 대로 정상회담

전문가 “원론적 수준, 향후 가시화될 듯”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 정상 간 통화를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는 등 한미 간 공감대를 확인했다.

양국 간 협력관계 증진을 위한 ‘첫 단추’는 일단 끼워졌는데, 앞으로 한반도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조율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文 “한반도 비핵화”에 바이든 “긴밀 협력”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25분부터 57분까지 32분간 통화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14일 만에 이뤄진 정상 간 첫 통화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한미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하자”고 말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된 당사국인 한국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국과 같은 입장이 중요하며, 한국과 공통의 목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은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 대북전략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두 정상은 또 한미 동맹이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임을 재확인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책임동맹으로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지역 협력을 넘어 민주주의 인권 및 다자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미동맹을 계속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연설을 거론하고 “(국내외의) 전례 없는 도전을 이겨내고 희망으로 가득찬 미국 이야기를 완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고,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 희망의 하나가 한국”이라면서 “한미 양국 관계는 70년간 진전됐고, 더 많은 분야에서 관계 강화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통화에서는 이전과 같은 수준의 원론적인 얘기가 오갔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인데, 특히 포괄적 대북전략이라는 발언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내용이 소개되지 않은 만큼 향후 양국 간 사전 조율을 통해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경수 한미동맹 사무총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상 간 짧은 시간의 통화였기 때문에 의미 있는 의견 교환보다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얘기가 오간 것 같다”면서 “여느 때처럼 한미동맹 강화를 재확인했고, 나아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앞으로 실무적 물밑 접촉을 통해 윤곽이 그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2.2. (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2.2. (출처: 뉴시스)

◆한일관계 개선에도 공감

두 정상은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간의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강 대변인은 “미얀마, 중국 등 기타 지역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면서 “양 정상은 최근 미얀마 상황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민주적, 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은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펼쳐낼 대중 정책과 맞물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인데, 미국이 대중 견제 전선에 한미일 삼각동맹을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터라 만일 향후 한일 간 관계 진전이 되지 않을 경우 어느 정도 개입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신경수 사무총장은 “미국의 대중 압박이 트럼프 행정부에 못지않을 텐데,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국이 적정한 수준에서 협력해주기를 바랄 것”이라면서 “물론 한중관계도 미국이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일관계 개선에도 일정 부분 개입할 여지가 있다. 여러 방안을 갖고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봐진다”고 진단했다.

또 기후변화 등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이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발전 등 많은 경제적 혜택을 준다”고 언급했고, 문 대통령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우리의 그린뉴딜 정책을 소개하고 “기후변화 대응이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세계 기후정상회의와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보급,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호혜적 협력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강민석 대변인, G20 화상 정상회의 브리핑	[서울=뉴시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G20 화상 정상회의(1일차)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강민석 대변인, G20 화상 정상회의 브리핑 [서울=뉴시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G20 화상 정상회의(1일차)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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