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종철 기자] 한국교회 일부에서는 전별금․퇴직금․예우금 등의 이름으로 은퇴하는 목사에게 거액과 함께 집과 차를 사준다. 은퇴하는 목사에게 몇 십억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해 재정적인 압박을 겪는 교회도 나올 정도다.

최근 서울 S교회 C원로목사는 장로들에게 은퇴 예우금을 받기 위한 공증을 요구했다. 20여명의 장로들은 공증을 해줬으며 문제를 제기한 장로들은 출교를 당했다고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개신교 내부에서 그동안 공론화되지 않았던 거액의 퇴직금 문제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거액의 퇴직금을 받는 원로목사도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퇴직금을 책정하는 교인들의 의식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 김재정(71, 가명) 장로는 “대부분 대형교회는 원로목사에게 고가의 집을 사주고 몇 십억의 퇴직금을 준다”며 “교회 안에서는 거액의 퇴직금을 주는 것은 당연한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자립교회나 개척교회에서 사역하는 목사들은 형편이 어려워 택시운전, 대리운전 등을 하며 목회하고 있다”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한국교회는 교단에 따라 방식은 다르지만 은급(연금)재단을 두고 목사의 노후생활을 대비하게 해 준다. 예장통합 측은 20여 년 전부터 연금재단을 운영해왔다. 매달 일정액을 교회에서 연금재단에 내주는 방식이다. 김 장로는 “미자립교회나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가 많아 교단 소속 교회의 70%만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태훈 빛과생명의교회 목사는 “목사에게 주는 퇴직금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없지만 교회에서 너무 과다하게 주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교회마다 정관을 두고 퇴직금에 대한 법을 정해 놓아야 한다”며 “명확한 기준을 두고 정관에서 정한 대로 퇴직금을 주면 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개신교계 일각에서는 거액의 전별금을 받는 대형교회 목사가 나오지 않도록 교회를 분리하거나 개척교회를 짓는 방법을 제안했다.

한편 김성학(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밝은세상교회 교육목사는 지난달 31일 “원로 목사가 후임 목사에게 돈을 받고 담임 목사직을 승계하는 관행이 고착한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리고자 목사직을 반납한다”며 후임목사에게 돈(퇴직금)을 받는 원로목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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