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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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일 중국은 개정된 중화인민공화국(PRC) 국방법(NDL)을 정식 발효했다. 이는 1997년 3월에 중화인민공화국 국방법을 제정한 이래 처음으로 대폭 개정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26일 중국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代, NPC) 24차 상무위원회를 개최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상정한 중화인민공화국 국방법 개정안을 166명의 상무위원들이 통과시켰으며, 12월 31일까지의 공고기간을 거쳐 2021년 1월 1일부로 효력이 발생했다.

우선 1997년 3월 14일 제8차 전인대 5차 상무위원회에서 제정한 중화인민공화국 국방법은 제1장: 총론, 제2장: 국가방위에서의 정부조직의 역할과 기능, 제3장: 중국군(PLA) 현황, 제4장: 국경지대, 해양 그리고 공중에서의 방어, 제5장: 방산 연구와 군수품 지원 생산과 순서, 제6장: 국방예산과 자산, 제7장: 국방 교육과 훈련, 제8장: 국방 동원과 전쟁 상황, 제9장: 국가방위를 위한 인민과 기관의 권리와 임무 등의 총 9개 장(章)으로 구성됐다.

다음으로 지난해 12월 29일 중국 국무원(SC)은 이번 개정안에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있다고 발표했다. 첫째, 1997년 중화인민공화국 국방법은 총 54개 조항의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이번 개정안은 새로운 6개 조항이 추가됐으며, 시대에 맞지 않았던 3개 조항이 삭제됐다. 둘째, 주요 개정 내용은 시진핑 주석이 강조한 신시대(New Era) 도래에 따른 국가안보와 발전 전략,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 현대화 완성을 위한 중국 공산당의 군사력 운용 지침과 원칙, 미래전 도래에 따른 중국군의 새로운 임무와 역할을 재정의했다. 셋째, 기존의 해외이익에 추가해 ‘발전이익(Development Interests)’을 제시했으며, 이를 중국군이 수행해야 할 새로운 과업으로 강조했다.

넷째, 중국은 여하의 전쟁에 단호히 반대하고, 어느 한 국가가 패권주의를 행사하는 것을 저지하며, 이를 위해 중국군은 중국의 영토통합과 주권보호뿐만이 아닌, 세계 모든 국가와의 안보협력을 통한 국제안전과 평화 그리고 질서를 확립하는 역할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섯째, 이번 개정안은 중국군뿐만이 아닌, 방산 관련 민간기업, 기관 및 모든 형태의 단체들과의 ‘총체적 국방력(Whole-of-People National Defense)’을 지향한다고 명시했다. 여섯째, 전 인민의 국가위기 상황에 대한 이해 증진, ‘국가 전시 총동원령’에 대한 참가, 민간 기업과 단체의 국방과학기술 개발 중요성 그리고 총체적 국방력 증진을 위한 중국인민해방군, 정부기관, 민간기업, 지방정부 및 기관과 인민 개개인 간의 일체화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 내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 발효에 따라 다음과 같은 8개 특징이 나타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첫째, 지난 20년간 중국에 대한 위협을 재평가했다. 특히 이를 위해 2015년 11월 27일에 당 중앙군사위원회(CMC)가 결정한 ‘국방군대개혁(정식명: 國防與軍隊改革文件: DF)’의 지속적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둘째, 시진핑 주석이 강조한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 이론과 신시대 도래를 강조한 ‘시 주석 사상(習近平的思想)’이 새로운 국가방위 개념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명시했다. 셋째, 1997년 국방법은 국무원 국방부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간 구분돼 통제를 받았으나, 이번 개정안은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더욱 많은 통제권을 부여했다.

넷째, 20149년 세계 일류급 중국군 건설을 위해 ‘국방군대개혁’ 추진 과업을 구체화했다. 다섯째, 기존 지상, 해양, 공중에 추가해 새로운 전장 도메인을 추가했다. 예를 들면 우주, 전자기와 사이버 도메인이다. 여섯째, 중국군에 대한 정신교육(Willpower)을 증진하고, 전 인민을 대상으로 한 전시 동원체제와 군수품에 대한 관리체계를 향상했다. 일곱째, 중국군이 수행하는 임무와 역할은 중국 전체사회와 세계 평화와 안정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여덟째, 중국군이 해외 주요 국가와 군사협력을 증진하는 것은 지역과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한 활동이다. 한 마디로 중국의 신국방법은 강대국 미국을 의식한 지역패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중국의 변수를 더욱 고뇌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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