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DB

靑 “북풍공작 같은 발언”

與 “설마 보궐선거 때문?”

野 “위기의식 눈에 훤해”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기로 했다면서 이를 ‘이적 행위’로 표현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은 ‘북풍공작과 다를 바 없다’ ‘너무 턱없는 억측’ ‘보궐선거용’이라며 야권을 맹비난한 반면, 야권은 ‘법적 조치부터 꺼내는 대통령’ ‘공포정치’ ‘청와대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다.

◆이낙연 “너무 턱없는 억측, 어긋난 발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읽고 제 눈을 의심했다”며 “‘이적행위’ ‘민간인 불법사찰’ ‘게이트’ 같은 난폭한 표현으로 정부와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을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무원의 컴퓨터 폴더에 무엇이 있었다면, 그것이 당연히 남북정상회담에서 추진됐다고 주장하시는 것인가? 그렇다면 너무 턱없는 억측”이라며 “국가 운영이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고 일갈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서울특별시당에서 열린 정책엑스포 in 서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1.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DB

그러면서 “당시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실무를 맡았던 윤건영 의원도, 관련되는 산업부와 통일부도 모두 부인하고 항의한다. 그런데도 그렇게 주장하시는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따지며 “설마 보궐선거 때문에 그토록 어긋난 발언을 한 것이냐”라고 묻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정치에서 말과 글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책임정치의 출발이라고 믿는다”며 “김 위원장께서 본인의 발언을 책임있게 정리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법적 조치 포함해 강력 대응”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다 해도, 야당 대표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혹세무민하는 발언”이라며 “북풍공작과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발언에 책임져야 한다”면서 “정부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맨 넥타이는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당시 착용한 넥타이이고 연대는 지난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에 사용한 연대이다. (출처: 뉴시스) 2020.06.15.
문재인 대통령. (출처: 뉴시스)

◆나경원 “이런 정치 처음 봐… 후진 정치” 맹비난

이에 대해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야당 대표 말 한마디에 법적 조치부터 꺼내는 대통령” “공포 정치”라고 비난했다.

나 전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답지 못합니다’라는 제목을 글을 올리고 “이런 정치 처음 본다. 야당 대표 말 한마디에 법적 조치부터 꺼내는 대통령이라니”라며 “제1야당 대표의 정권 비판 한마디도 듣지 못하겠다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답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야당 대표의 입마저 틀어막겠다는 것은 결국 국민의 입을 다 틀어막고 침묵을 강요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면서 “후진 정치, 공포 정치”라고도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예비경선 나경원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4.7재보궐선거 비전스토리텔링PT에서 발표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예비경선 나경원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4.7재보궐선거 비전스토리텔링PT에서 발표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29

나 전 의원은 청와대의 반응에 대해 ‘뭔가 된통 걸렸다는 뜻’ ‘단순 과민반응이 아니다’ ‘정권 차원의 총력 대응’ 등으로 해석하면서 “막지 못하면 무너진다는 위기의식이 눈에 훤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권에 가장 강력한 경고를 보내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탄압과 보복의 정치는 더 극심해질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지금 스스로 얼마나 부끄러운 일을 하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홍준표 “‘이적행위’ 발언 토씨하나 틀린 말 없어”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청와대가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경악할 만하다”며 “김 위원장의 원전 관련 ‘문재인 정권 이적행위’ 발언은 토씨 하나 틀린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풍으로 4년간 국민을 속인 정권이 거꾸로 북풍을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며 “정권 말기가 되다보니 이젠 악만 남았나보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전날 김 위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 대한 공소장 내용에 대해 “정부가 국내 원전을 폐쇄하면서 북한에는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며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0.10.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무소속 홍준표 의원.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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