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대전 IEM 선교회 운영 비인가 국제학교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27명 집단감염으로 전국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학교 앞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확진자 학생들의 이동과 역학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5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대전 IEM 선교회 운영 비인가 국제학교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27명 집단감염으로 전국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학교 앞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확진자 학생들의 이동과 역학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5

IM선교회발 집단감염 확산 계속

방역수칙 무시하고 공동생활 원인

선교회 측, 841명 명단 더 제출

전수 조사 결과 확진자 수 늘수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그야말로 예측불가다. 대전 IEM(International English Mission)국제학교에 이어 광주 광산구에 있는 TCS(Two Commandment School)국제학교에서도 백여명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 두 학교 모두 IM(International Mission)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이다.

연달아 종교시설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인해 열흘 만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로 다시 올라서는 등 파장이 크다. 방역당국은 이들 학교를 운영하는 IM선교회가 인터콥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 잦아들까 기대했던 시민들은 피로감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회’를 향한 부정적 인식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28일 광주시와 방역당국의 발표 내용, IM선교회 홈페이지 등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이 선교회 산하에는 총 41개의 교육기관이 있으며 구성원은 모두 866명이다. 

세종과 충북, 제주, 전북을 제외한 13개 시도에 교육기관이 있다. 이 가운데 대전 IEM국제학교에선 176명, 광주 TCS 에이스 국제학교 147명, 서울 강서 한다연구소 12명, 경기 안성 TCS에서 2명, 경남 양산베들레헴TCS에서 1명 등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n차 감염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하면서 확진자는 최소 3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IM선교회 측은 운영하는 23곳의 교육기관과 841명의 명단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전수조사할 경우 확진자 숫자가 급증할 수 있다. 전국에 퍼져있는 신도와 학생 등이 지역사회에 이미 코로나19를 전파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TCS국제학교와 IEM국제학교는 모두 IM선교회가 운영하는 시설로서 ‘영성과 실력을 겸비한 국제지도자 양성’이란 공통적인 목표를 갖고 있다. 사실상 선교사 양성소다. 학교란 명칭을 갖고 있긴 하나 학교 인가를 받지 못해 불법시설이나 마찬가지다.

IM선교회를 통해 전국각지에서 모인 청소년들은 교사와 함께 학교서 집단합숙생활을 했다. 이러한 환경이 전파 위험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광주 TCS국제학교의 경우 원룸 2개동과 일반 건물 한 곳을 빌려 기숙사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많게는 11명이 한 방에서 생활했다고 광주시는 밝혔다. 청소년들은 휴대전화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IEM국제학교의 경우는 한 방에 7명에서 많게는 20명이 모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종교 활동이 이뤄졌던 것도 문제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다 같이 모여서 찬송을 한다든지 다 같이 통성기도를 하는 등의 종교적 활동이 같이 반복되면서 밀폐 공간에서의 감염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들 국제학교 운영을 책임지는 IM선교회 설립자는 ‘마이클 조’ 목사다. 그는 과거 한 방송에서 “하나님이 과학적으로 지켜주니 괜찮다”는 취지의 말을 한 바 있다. 다음은 지난 26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보도된 그의 말이다.

“수련회를 이 코로나 한가운데, 제가 슈퍼 확진자가 돼야 하고, 벌써 돼야 되는 상황인데 한 명도 아직 안 걸렸어요. 그래서 어떤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던데요. 하나님은 저희를 과학적으로 지켜주신다.”

코로나19에 대해 비과학적인 목사들의 주장은 앞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우리 교회가 바이러스 테러를 당했다” 인터콥 최바울 대표 “코로나19는 빌게이츠의 프로젝트” 등 일부에서도 공공연하게 나온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목사들의 발언이 신도들을 선동해 방역수칙을 위반하거나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당시 전 목사가 정부가 우리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확진자를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자 이런 말을 믿은 일부 신도들이 병원을 이탈해 도주하는 등 논란이 크게 일기도 했다. 인터콥 선교회는 백신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도 모자라 검사 거부 등 방역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여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교회 등 종교시설에서 끊임없이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현실에 시민들은 피로를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급기야 한 중년 남성이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 건물을 찾아 건물 벽면에 달걀을 던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건물 벽면엔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자영업자라 밝힌 그는 “아침에 확진자가 대거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화가 나서 왔다”며 “종교단체가 무슨 치외법권 지역이라도 되느냐 좀 잠잠해질만 하면 매번 종교단체에서 확진자가 쏟아진다. 교회에서 이렇게 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분을 참지 못했다. 이 외에도 포털사이트 네이버 관련 기사 댓글에서도 “말로는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된다하고 현실에서 세균(바이러스)만 안겨주네” “이번 코로나로 참 종교와 사이비 종교가 구별됐다. 하나님 팔아 돈버는 사이비들이 모두 드러나고 있다” 등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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