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신세계 그룹의 쇼핑복합시설인 스타필드 하남, 고양, 안성점 등 3곳에 ‘스포츠몬스터’라는 스포츠테마파크가 입점해 있다. 스포츠 몬스터서는 1600평 규모의 시설에서 약 35종의 스포츠 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야구(타격연습), 축구(풋살), 농구는 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고, 디지털 존에서는 야구(투수), 축구(키커), 핸드볼(골키퍼)을 가상공간 체험으로 경험할 수 있다. 참여스포츠로 레이저 사격, 다트 게임, 사이클, 인공암벽타기 등도 할 수 있다. 지상 6.5m 높이에서 6개의 장애물을 건너가는 ‘로프 코스’는 연인들의 필수 코스로 인기가 많다. 스포츠몬스터는 스포츠를 직접 하는 데 부담을 느꼈던 젊은이들에게 신체활동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즐거움과 만족감을 높여줬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당초 스타필드를 구상하면서 파격적인 스포츠몬스터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하는 미래 스포츠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콘텐츠라고 판단하고 최우선적으로 입점을 추진했다. 스타필드의 미래 사업 목표와 부합했기 때문이다. 스타필드 입점 매장 중에서 스포츠몬스터는 가장 많은 사람을 끌어들여 전체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5일 신세계 그룹 이마트가 인천을 연고로 한 SK 와이번스를 전격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스타필드의 스포츠몬스터가 먼저 떠올랐다. 정 부회장이 기존의 프로야구팀과는 다른 새로운 사업을 펼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프로야구팀은 스포츠마케팅이나 사회공헌 차원에서 운영해왔던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신세계 그룹이 프로야구단 운영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앞선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는 철저히 고객 가치를 높이고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혁신적인 변화 가능성을 예고했다. 신세계가 프로야구단에 뛰어든 것은 정 부회장이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소비자 경험 점유’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유통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기도 하다.

일반 야구팬들의 관심은 신세계 야구단이 인천 야구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인천 야구는 지난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 여러 구단을 거치며 숱한 스토리를 낳았다. 꼴찌를 밥 먹듯 했던 삼미시절 인천 팬들은 물론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과 동정을 샀던 인천 야구는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등을 거치며 특색 있는 야구를 보여줬다. 2000년 SK 와이번스가 출범한 뒤로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새로운 문화인 ‘스포테인먼트’를 선보이며 야구 경기를 최고의 오락물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SK는 2007, 2008, 2010, 2018년 모두 4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해 인천야구의 새로운 전통을 세웠다.

평소 야구를 좋아하고 친목 야구팀에서 투수로도 활약했던 정 부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던 야구관과 기업가로서의 가치관을 결합시켜 새로운 인천 야구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메이저리그 팀들과 같이 엔터테인먼트와 쇼핑을 연동한 종합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돔구장을 만들 청사진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돔 구장은 키움의 홈구장인 고척돔 한 곳뿐이지만 인천 청라지구에 들어선 스타필드에 돔구장을 짓고 주위 쇼핑몰과 연계해 야구장을 꿈과 현실이 어우러지는 ‘팬덤 센터’로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신세계 그룹 이마트가 운영할 인천 야구단은 그냥 야구경기만 하는 구단으로 머물러 있지는 않으리라 기대된다. 스타필드의 스포츠몬스터와 같은 다양한 시공간적 체험을 즐기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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