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덕 배동칠
그 하늘이 내 하늘이다

금강산 밟아보고 개성 땅을 흘러보니
이념의 색안경동족 눈물 가리는 천망(天網)
시간의 허리 화상(火傷)터 창공에 비수 꽂아

녹슬은 검 짜갠 세상 이슬빛 시공(時空) 사룬
노을 끝에 남긴 세월 한 세대 물갈이,
겨레 햇살 사랑의 열쇠 하늘 땅 빗장 열면

태극기 합창노래 생전에 춤출 그날이사
한라산 백두산 달려오고 평양 만향(晩香)길

멀고도 가까운 땅 그 하늘이 내 하늘이다.

-약력-
서정문학 부회장
서정문학 시조부문 등단
만해 한용운 시맥회 회원
한자 지도사
최면심리교정사


-시평-

시를 감상하는 일은 어렵다. 무목적성이면 몰라도 평하며 행간을 발견하려면 더욱 어렵다. 이 시는 통일과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가득하다. 다만 시적 이미지가 환유적(換喩的)이어서 긴장감이 떨어질 우려가 없지도 않으나 작품의 전체적인 면에서 볼 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대나무보다 푸른 젊은이들이 아침 이슬처럼 사라져간 한국전쟁, 그 엄청난 역사의 상흔으로 인해 갈라져 버린 멀고도 가까운 한반도 북쪽 금강산과 개성은 이제 낭만으로 다가오는 땅이 아니라 분단의 아픔과 민족의 비극이 서린 애잔한 상처의 땅이기도 하다. 언제쯤 남북을 가르는 경계선이 허물어져 한라산과 백두산이 달려오고 북쪽 만향 길을 갈 수 있을까? (최주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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