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상자를 나르고 있다.  ⓒ천지일보DB
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상자를 나르고 있다. ⓒ천지일보DB

택배노조 “분류작업 70%, 여전히 기사 몫”
“조합원 투표율 97%… 91% 총파업 찬성”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오는 29일부터 다시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택배사가 분류작업을 책임지겠다고 노조와 합의한 지 6일 만이다.

택배노조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21일 양일간 진행한 택배노조 총파업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97%가 투표해 91% 찬성으로 가결됐다”며 “이에 오는 29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지난 26일에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택배, 한진택배는 분류작업에 1000명만 투입하겠다고 했으며, 이는 ‘분류작업은 택배사가 책임진다’는 사회적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며 “이 경우 분류작업의 70% 이상은 여전히 택배기사의 몫이고, 그 대가도 받지 못한다”고 규탄한 바 있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재벌택배사 사회적 합의 파기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6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재벌택배사 사회적 합의 파기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6

이들은 “원청인 택배사가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분류작업과 관련해 택배사와 노조 대표가 직접 만나 노사협정서를 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택배기사는 대부분 택배사·대리점과 위탁계약을 맺고 일하는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특수고용직종사자(특고)다.

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들은 사업장 내 과로사라는 중대 재해가 연이어 발생해도 문제 해결에서 법적 강제력이 있는 노사협약은 꿈도 못 꾼다”며 “(그렇기에) 사회적 합의에만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반복되는 택배사의 합의 파기에 절망적”이라고 호소했다.

김태완 택배노조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 발표는 결과적으로 재벌 택배사가 국민과 택배 노동자를 기만하고 우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업계에선 실제 택배노조가 파업한다 해도 전체 택배기사 가운데 노조원이 많지 않고, 설명절을 앞두고 추가 인력도 투입할 예정이어서 ‘택배 대란’의 우려는 크지 않다고 전망한다.

택배노조는 5500여명으로 전체 택배기사의 11% 정도다. 이들 중 2650여명은 우체국택배 소속이고, 1500여명은 CJ대한통운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J대한통운의 경우 전체 택배기사 2만여명 중 노조원은 1/10 수준이다.

택배노조는 “민간택배사 조합원은 총파업 형태로, 우체국택배 조합원은 우정사업본부가 분류작업을 해놓지 않으면 배송을 거부하는 형태로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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