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장혜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천지일보 2021.1.27
(출처: 장혜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천지일보 2021.1.27

“또 다른 피해자다움의 강요일 뿐”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이 26일 김 전 대표를 경찰에 고발한 시민단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우선한다는 성폭력 대응의 대원칙에 비추어 피해당사자인 제가 공동체적 해결을 원한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저와의 그 어떤 의사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저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가해자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한 것에 아주 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체계를 통한 고소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가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한 선택이다. 이미 가해자의 시인과 공당의 절차를 통해 제가 겪은 일이 성추행이라는 것이 소명됐다”며 “나아가 이에 대한 공동체적 책임, 나아가 사회적인 책임을 묻는 과정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만으로도 이미 입에 담을 수 없는 부당한 2차 가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미 이렇게 부당한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는 제가 왜 원치도 않은 제3자의 고발을 통해 다시금 피해를 지난하게 상기하고 설명하며 그 과정에 필연적으로 수반될 2차 가해를 감당해야 하나”라며 “해당 시민단체의 행동은 저의 일상으로의 복귀를 돕기는커녕 오히려 방해하는 경솔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또한 “형사고소는 피해자가 권리를 찾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사법처리를 마치 피해자의 의무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다움의 강요일 뿐”이라며 “입으로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말하면서 실상은 피해자의 고통에는 조금도 공감하지 않은 채 성폭력 사건을 자기 입맛대로 소비하는 모든 행태에 큰 염증을 느낀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저는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그 어떤 피해자다움에도 갇히지 않은 채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그리고 이 다음에 목소리를 낼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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