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in] 바이든 ‘바이 아메리칸’… 트럼프 ‘우선주의’ 재연?
[정치in] 바이든 ‘바이 아메리칸’… 트럼프 ‘우선주의’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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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2021.01.23. (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2021.01.23. (출처: 뉴시스)

연방정부, 자국산 우선 구입 강제

경기 회복·제조업계·노조 등 보호 강조

동맹과 마찰 가능성엔 “다자주의 시험대”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경제 회복, 특히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 제품 구매)’을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해 취임 초부터 속도를 내는 모습인데, 이를 두고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표방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재연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관련 교역국들은 벌써부터 ‘바이든식 우선주의 아니냐’며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바이든,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 서명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2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바이 아메리칸’ 규정은 ‘미국 제품 우선 구매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인데, 연방정부 예산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과 용역 조달은 미국산을 사용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를 인정한다는 게 골자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위해 백악관 예산 관리국(OMB)에 미국 제품과 서비스 조달 규정을 정비하고, 집행상황을 감시할 새 관리직을 신설했다. 연방 기관이 부득이하게 해외 물품을 구매할 때는 OMB 관리 책임자의 검토를 거치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연방정부가 매년 조달하는 6000억 달러(약 661조원)어치 상품·서비스를 대상으로 하지만, 실제로 적용되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 직전 연설에서 “제조업, 노조, 중산층 등 미국 중추를 재건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며 “미국 제조업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민주주의의 무기였고, 현재 미국 번영의 엔진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 정부는 이 나라의 부가 아닌, 노동에 보상할 것”이라며 “이런 미래를 보장하는 핵심 원칙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바이 아메리칸’을 주장했지만, 그의 재임 시절 해외 기업들이 따낸 연방정부 계약이 30% 급증하는 등 문제가 더 악화됐다”면서 “현행 법령의 허점을 보완해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자국 내 경기가 최악인데 당연한 거다. 경기 회복, 국론 통합,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고 반대파의 빌미를 주지 않는 등 일석 삼조 사조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방법이나 정도를 달리할 순 있지만 예상됐던 일이다. 이런 방식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게 되려 순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 서명[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제조업 관련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산 구매(Buy American·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 홈페이지는
바이든 대통령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 서명[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제조업 관련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산 구매(Buy American·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 홈페이지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제 부품으로 미국 노동자가 만든 미국 제품에 연방정부가 납세자의 달러를 쓰도록 한다"라고 명시했다.

◆동맹들, 美우선주의 강화 우려

이날 조치는 미국 제조업계에는 희소식이었지만 교역국들은 바이든 대통령도 결국 경기침체라는 난제 앞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22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통화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들은 수익성 좋은 계약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면서 바이 아메리칸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마크 가노 캐나다 외교부 장관도 현지 언론 C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강하게 얽힌 공급사슬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리 후프바우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교역국들은 이번 행정명령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되는 사항이 있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은 바이든 정부가 내세운 다자주의 회복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우수근 교수는 “관련국들의 발언은 의례적인 거다. 바이든 신행정부에 대해 견제구를 날리는 것”이라면서 “자국 경제난 극복이라는 측면에 이해할 순 있는데, 너무 강하게 나가면 차후 대중 연합 전선 등에서 협조를 못할 수도 있다고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바이든식의 우선주의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과는 초점과 강도면에서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이 미국 제조업 강화를 위해 무역법 301를 발동하는 등 관세 인상에 주력했다면, 이번 정책은 연방기관의 미국 제품 우선 구매 정책을 통해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지원한다는 점이 다르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등 교역국에 일방적 제재를 가하기보다 바이 아메리칸 규정을 구체화해 교역국과의 마찰을 줄이겠다고 밝히는 등 상호 존중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다만 우수근 교수는 “중국에 대한 압박은 트럼프 행정부의 직접적인 공세와는 달리 정교하게 하려고 할 텐데, 실제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강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데, 결국은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점을 상기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1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개 행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1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개 행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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