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출처: 뉴시스)
2011년 3월 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통화를 갖고 최근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서부터 러시아 유력 야권 인사의 독살 의혹까지 다양한 쟁점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핵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뉴스타트),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살해 사주, 솔라윈즈 사이버 해킹,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등에 논의할 목적으로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우리나 동맹국에 해를 끼치는 러시아의 행동에 대응해 국익을 수호하는 행동을 확고히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양 정상은 오는 2월 5일 만료되는 뉴스타트 5년 연장 입장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와 맺은 군비통제조약에서 탈퇴하고 뉴스타트가 무산되도록 준비했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에 너무 약하다며 ‘푸틴의 강아지’라고 비난했으며, 러시아에 문제 제기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사이버 해킹,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살해 사주 의혹, 2020년 미국 선거 개입, 나발니 독살, 나발니 지지자들에 대한 탄압 등을 언급했다고 알려졌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아무런 응징도 받지 않은 채 행동하진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추가 제재를 포함해 조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통화는 러시아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동의했지만 먼저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 등 유럽 동맹국들과 통화를 한 후에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다.

바이든 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수십 년 된 동맹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다짐하기도 했다.

푸틴 정부 측에서는 이번 통화에 대해 “양국 및 국제 의제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바이든 정부가 발표한 것처럼 가장 예민한 문제를 논의했다고는 언급하지 않았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