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대전 IEM 선교회 운영 비인가 국제학교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27명 집단감염으로 전국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학교 앞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확진자 학생들의 이동과 역학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5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대전 IEM 선교회 운영 비인가 국제학교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27명 집단감염으로 전국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학교 앞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확진자 학생들의 이동과 역학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5

IEM국제학교 집단감염에 발칵

기숙사 한방에 7~20명 생활

방역수칙 어기고 밀집·밀폐

증상 발현에도 “감기로 오인”

 

명칭 국제학교, 운영은 선교회

광주서도 100명대 대규모 확진

강원 홍천서도 39명 확진자 발생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종교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또 발생했다. ‘3밀조건(밀집·밀폐·밀접)’이 토양이 돼 최악의 집단감염 사태를 만들었다.

대전 중구 소재 IM(International Mission) 선교회 소유 IEM(International English Mission) 국제학교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26일 오후 기준 무려 171명이다. 24일 12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불과 2일 만에 확진자수가 또 껑충 뛴 것이다. 학생이 100여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외 교직원 등이 포함돼있다. 이 학교에선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와중에도 합숙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기숙사 한방에 7~20명이 생활했고, 식당에는 칸막이도 설치하지 않고 생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샤워실과 화장실 등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해당 기관의 늦장 대처도 화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교육시설 측은 첫 증상자가 나타난 후에도 열흘이나 넘도록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IEM 국제학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알려지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암담한 분위기다. 대전시는 대면 예배, 시설 내 거리두기 이행 등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필요시 고발 또는 구상권 청구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IEM 국제학교는 “코로나19 양성 결과가 나오게 된 것에 대해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뜻을 밝혔다.

IEM 국제학교를 운영한 IEM선교회의 본부는 대전시 중구에 있다. 대전에는 IEM, 그리고 각 지역에는 TCS, CAS 명칭의 국제학교 등 23개소를 운영 중이다. 대전시는 추가적인 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24일 밤늦게 선교회 측으로부터 23개 시설에 대한 각 지역 대표자의 연락처를 받아 중대본에 제출했다. 각 지자체는 이를 통해 관련 시설에 한해 추가적인 검사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문제는 IEM 선교회와 관련된 종교시설에서도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6일 대전시와 방역당국의 발표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IEM 국제학교에서 170여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광주 ‘TCS에이스국제학교’와 경기 용인시의 ‘요셉TCS국제학교’에서도 확진자가 쏟아졌다. 

26일 오후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TCS국제학교에 불이 켜져 있다. (출처: 연합뉴스)
26일 오후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TCS국제학교에 불이 켜져 있다. (출처: 연합뉴스)

특히 광주 TCS국제학교에서는 26일 기준 100여명의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이 학교는 방역 수칙을 무시한채 122명 규모의 집단 합숙을 진행해 집단감염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IEM 선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국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강원도 홍천에서는 이 지역의 종교시설을 방문한 IM선교회 소속 학생 37명과 이들을 인솔한 목사 부부 등 모두 3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 종교시설 집단감염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할지 예상 불가능인 만큼 방역당국은 국민에게 방역수칙을 거듭 당부하는 한편 종교시설에는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거듭 호소하고 있다.

이번 집단감염은 당초 기관 측의 안이한 대응이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남 출신 학생 1명이 기침·가래 등 증상을 보였고 이후 6명이나 의심 증상이 있었지만 검사나 병원 치료가 없었다. 학교 측은 유증상 학생들의 숙소만 분리시켰고 평소대로 다같이 모여 수업을 진행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전남 순천과 경북 포항 집으로 간 학생 2명이 지난 24일 확진되기 전까지 학교 측이 취한 선제 방역조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이날 긴급브리핑에서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언급했다.

IEM 국제학교 관련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알려지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념 없는 기숙생활로 코로나 전국 확산의 고리를 줬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교 인근 주민들은 불안과 분노를 동시에 쏟아냈다. 이 학교 앞에서 만난 주민 박민주(46, 여, 대흥동)씨는 “주최 측인 선교회나 국제학교 관계자도 문제지만 그 학생들의 부모들은 왜 이런 학교에 보내서 아이들을 코로나에 걸리게 하고 또 전국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무슨 생각으로 학교에 기숙까지 시켜가면서 교육을 받게 하는가, 정부와 방역당국은 이번 기회에 철저히 조사를 해 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변 상인들은 “왜 하필 우리 동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왔는지 하늘이 노랗다”면서 “그러지 않아도 매출이 줄어 살기 힘든데 앞으로 더 어려워질까 봐 겁이 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대전시와 중구는 IEM국제학교 예배당에 대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지속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1월에 이 시설에서 캠프를 운영한다고 해서 못하도록 중구청에서 현장 지도한 바도 있다. 대전시와 방역당국은 대면 예배, 시설 내 거리두기 이행 등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법에 따라 조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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