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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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기술의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ETRI는 AI 알고리즘의 칩과 칩 사이 구동을 매개하는 소프트웨어(SW) 기술도 자체 개발했다. ETRI 관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술”이라고 말했다. AI 반도체는 자율 주행차, 지능형 로봇, 드론 등에 적용이 가능한 신기술이다.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처럼 사람의 학습과 추론 과정을 재현하는 반도체다.

AI 반도체는 인공지능 기술과 융합해 서버, 소비자 디바이스, 자동차, 산업 IoT 등 다양한 분재에 탑재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삼성전자, TSMC 등 기존의 글로벌 반도체 업체뿐만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까지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 정부는 메모리반도체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분야를 포함하는 종합 반도체 강국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고 혁신기업 20개 육성과 고급인재 3천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제2의 D램으로 키워 AI 반도체 선도국가 도약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1253억원의 재원을 투자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75% 증가된 예산이다.

과기정통부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선도자(first mover)가 되기 위해 혁신기술 개발 및 인재양성, 산업 생태계를 혁신적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AI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R&D) 지원, 혁신기업 육성, 산업기반 조성 등 3대 분야에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AI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 관련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원천기술 개발→상용화 응용기술 개발→실증 등 전(全)주기적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핵심기술 개발 지원 분야에는 인간의 두뇌를 모방해 연산 성능을 높이는 원천기술을 확보한다. D램 공정과 연계한 선도기술 개발에도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또한 연구기관과 대학 R&D 성과 이전과 협력을 지원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이 제품을 조기에 상용화하도록 한다. 반도체 SW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한 시스템 SW 고도화, 설계도구 개발 등의 지원사업도 새롭게 추진한다. 혁신기업 육성은 핵심기술과 연계해 추진하며 유망 스타트업·벤처기업을 선발해 미세공정 전환, 신규 설계자산(IP) 개발, SW 최적화 등 맞춤형 집중 지원을 제공한다.

AI 반도체 설계인력 등 고급인력 양성도 추진한다. 대학 내에 AI와 시스템반도체 연구인력 양성 전문센터 3개소를 추가 설치해 원천기술 개발이 가능한 석박사급 고급인재를 양성하고 해외 거주 중인 박사학위자 등 최고급 인재를 국내로 유치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지원사업을 통해 AI 반도체 4건 개발, 2건의 상용화 지원과 실증, 전문인력 270명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3~4%에 머무르고 있는데, 우리의 강점인 반도체기술을 적극 활용하면 AI 반도체 기술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고 미래 반도체 기술의 선도국가가 될 수도 있다. 자연히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AI 반도체 산업이 국가 전략산업으로서 장기간 안정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생태계 전반의 역량 강화와 연계가 필요하다. 또한 AI 반도체의 성공을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양질의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술에도 매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의 협력 체제를 구축해서 우리 국가의 역량을 결집해서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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