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가 25일 부산역 광장 앞에서 ‘부산이여 일어나라’라는 주제로 설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5
전광훈 목사가 25일 부산역 광장 앞에서 ‘부산이여 일어나라’라는 주제로 설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5

광주, 전주, 대전, 대구 이어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설교

색깔론부터 바이러스 음모론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25일엔 부산에서 정치적 내용이 난무한 설교 기자회견을 열었다. ‘3.1절 범국민대회’를 앞두고 전국 순회 설교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전 목사는 이날도 어김없이 현 정부를 향한 노골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전 목사를 비롯해 교회 관계자, 신도 등 5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부산역 광장 앞에서 '부산이여 일어나라'를 주제로 설교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부산은 정신 차려야 한다”며 “(이대로라면) 수령님을 모시고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민은 간첩에 포섭된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보자기에 싸인 사람”이라며 “북한이 싫어하는 말은 하나도 못 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는 사기”라며 “정부는 국민이 공수처법에 관심을 못 가지게 하려고 바이러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하늘이 내려준 사람”이라고 찬양했다. 그의 일대기에 대한 연설을 이어가던 전 목사는 “다가오는 3.1 범국민대회를 통해 대한민국을 이승만 건국 정신으로 바로 세워야 한다”며 “빨갱이, 종북을 한칼에 쳐내버려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전 목사 설교는 너알아TV 등 유튜브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애초 행사 시작 당시 군중은 20여명에 불과한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나던 시민도 합세하면서 점점 규모가 커졌다. 전 목사를 가까이에서 보려는 이들로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지지자들의 손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들려있었고 이들은 연설 중간마다 ‘아멘’을 외치고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현재 부산 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100명 이상 집회·시위가 금지된 상태다. 전 목사는 마치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한 듯 집회나 시위가 아닌 기자회견 형식으로 설교를 이어가고 있다. 집회나 시위가 아닌 기자회견으로 진행하면 현행법을 적용,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인원이 모이기 때문에 경찰은 돌방행동과 충돌 등을 대비해 현장에 나오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동구는 이날 기자회견에 약 50명이 모인 것으로 보고 별다른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오는 3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을 반드시 청와대에서 끌어내리겠다며 석방 이후 1000만명 조직 결성에 주력하고 있다. 설교 집회 역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보인다. 그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브 채널 너알아TV에 보면 전국 순회 기자회견과 관련해  ‘3.1절 국민대회 앱 심기 운동!!’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전국 순회 기자회견 및 설교’에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도를 넘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광주, 전주, 대전, 대구 집회 설교에선 “문재인 사형” “문재인 히틀러” 등의 막말을 하기도 했다. 전주의 한 교회에서 진행한 설교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신도들을 향해 말을 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뭇매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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