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급성백혈병 외국인노동자‧학교폭력 피해학생

화재피해자 등 절망에 빠진 이웃에 9700만원 지원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소방본부가 ‘119원의 기적’ 프로젝트를 통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외국인노동자 등을 지원하면서 선행을 베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에서 힘들게 일하다 쓰러진 외국인노동자 2명이 인천시 ‘119원의 기적’ 프로젝트의 도움을 받았다.

인천소방본부(본부장 이일)는 지난 21일 ‘119원의 기적 수혜자 선정 심의회’를 열어 외국인노동자 가정 2가구를 포함, 도움이 필요한 이웃 3가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소방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해 11월 8일 저녁, 인천 서구 가좌동의 한 주택가에서 A(30대, 남·리핀)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병원에 이송했다. 진단결과 병명은 뇌출혈로 신속한 신고와 응급처치로 생명을 건졌다.

또 지난해 12월 11일 외국인노동자 B(40대, 여·몽골)씨가 고열과 가슴통증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어 병원이송을 부탁한다는 119신고를 받고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B씨의 진단결과 급성 백혈병으로 판명됐다.

한국에서 3년 동안 일용직과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 오던 B씨는 몽골에 세 아이와 모친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본부는 “코로나19에 큰 병까지 겹쳐 곧장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이어나가길 바란다는 응원”과 함께 뇌출혈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A씨에게 300만원을, B씨에게는 의료비 200만원을 지원하기로 선정했다.

지난해 7월 인천소방본부가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에 의료비 300만원 지원하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천지일보 2021.1.25
지난해 7월 인천소방본부가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에 의료비 300만원 지원하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천지일보 2021.1.25

이날 선정된 대상 가운데에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공분을 샀던 일명 ‘영종 스파링 학교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C군도 포함됐다. 본부는 C군의 병간호로 인해 멈춰버린 가정의 긴급생계비와 학교폭력에 따른 심리치료비로 총 5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관련해 본부는 “학교폭력으로 다친 육체적 고통보다 더욱 힘들었을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하루빨리 학생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한편 ‘119원의 기적’ 프로젝트는 2019년 8월부터 시작됐다. 소방의 상징이자 긴급 신고전화번호인 119 숫자를 따서, 하루에 119원씩 기부해 한순간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돕는 인천만의 특별한 모금사업이다.

그동안 소방대원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 1억9000만원이 모금돼 화재피해자 및 절망에 빠진 우리 이웃 28명에게 화재피해복구비, 치료비 등 97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7월에는 카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폐암환자를 위한 의료비 300만원을 지원해 어려운 이웃에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이일 인천소방본부장은 “지난 시간동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119원의 기적’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며 “소중하게 모인 성금이 적재적소에 올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심리치료와 같은 다양한 분야를 발굴해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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