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후 삼성그룹주 시총 28조 증발
나흘 만에 21.6조 만회, 77% 복구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재벌그룹 총수들이 과거 수감됐을 때 대부분 주력사 주가가 전체 증시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충격으로 삼성그룹은 약 28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으나 이내 4분의 3 이상을 만회했다. 이에 향후 삼성그룹주 추이가 주목된다.
24일 한국거래소와 인포맥스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삼성·SK·현대차·롯데·한화·CJ·오리온 등 주요 그룹 총수가 수감된 총 9개 사례 중 7개 사례에서 총수 수감 기간 그룹 지주사 등 대표 종목의 상승률이 코스피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구속 수감된 2017년 2월 17일 직전부터 2심 집행유예로 풀려난 2018년 2월 5일 직전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25.46% 올라 코스피 증가율(21.31%)을 상회했다.
SK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횡령 등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고 수감된 2013년 1월~2015년 8월 SK 주가는 198.56%나 뛰어 코스피(0.97%)를 압도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비자금 조성·회삿돈 횡령 등 혐의로 2006년 4~6월 수감된 기간 현대차 주가는 -7.70%로 약세였으나 코스피(-14.11%)보다는 선방했다.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은 2000년대 이후 ‘보복폭행’ 사건(2007년 5월~9월), 부실 계열사 부당 지원 등 사건(2012년 8월~2014년 2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수감 생활을 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수감 기간 한화 주가는 각각 35.51%, 14.08% 상승해 코스피(14.76%, -1.72%)를 앞질렀다.
CJ의 경우는 이재현 회장이 2013년 7월 횡령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가 2016년 8월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기까지 CJ 주가도 76.21% 뛰어올라 코스피(+9.95%)를 크게 넘어섰다.
오리온도 담철곤 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2011년 5월~2012년 1월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오리온홀딩스(당시 오리온) 주가는 40.92% 올라 코스피(-7.05%) 수익률을 50%포인트 가까이 상회했다.
그러나 모든 경우 오른 것은 아니었다. 롯데의 경우는 신동빈 회장이 경우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8년 2월~10월 수감됐을 당시 롯데지주 주가가 -15.23%를 기록해, 코스피(-4.65%)보다 훨씬 저조했다.
또 최태원 SK 회장이 분식회계 사건으로 처음 수감됐던 2003년 2월~9월 SK 주가는 16.29% 올라 선방했지만 코스피(+23.96%)보단 못 미쳤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법정 구속을 비롯해 총수들이 수감될 때마다 재계 등에서는 기업 경영에 악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으나 기업 주가가치로는 직결되진 않은 사례가 대부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삼성그룹주 전체 시가총액은 총 797조 2천억원으로 이재용 부회장 구속 당일인 지난 18일(775조 6천억원)보다 21조 6천억원이 늘었다.
앞서 18일 삼성그룹주 시총이 이 부회장 구속의 여파 등으로 총 28조원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나흘 만에 감소분의 약 77%를 만회했다.